국내 2차전지 종목 매수를 독려하며 'K-배터리 전도사'로 알려진 일명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전 금양 홍보이사) 씨가 돌연 활동 중단과 잠적을 선언했다.
박씨는 22일 밤 유튜브 채널 '서정덕TV'를 통해 "지난 1년 여간 서정덕TV를 비롯해 다수의 방송 출연을 위한 자료를 만들기 위해 '월화수목금금금'의 생활을 해왔다. 2~3시간 분량의 방송을 만들기 위해서는 평균 15~30 시간의 자료 준비 시간이 필요했다"고 운을 뗐다.
박씨는 "해당 방송을 공짜로 재밌게 시청하고 계신 시청자분들께서 휴일을 가족과 함께 보내실 때 저는 동네 스터디 카페에서 휴일 밤늦게까지 방송 자료를 만들곤 했다. 물론 힘들고 고된 일이었지만 ㈜금양으로부터 월급을 받으니 받은 돈의 10배 만큼 값을 해야 된다는 마음으로, 그리고 K-배터리의 우수성을 국민께 알림으로 한국의 2차전지 산업 발전과 우리 대한민국 미래에 공헌한다는 사명감에 힘들고 지쳐도 꾹 참고 매주 한 주도 빠짐없이 1년 여를 달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배터리 아저씨' 덕분에 사회 각계각층의 많은 사람들이 은혜를 입었다고 강조했다. 그가 꼽은 수혜자들은 ▷개인투자자 ▷㈜금양 ▷K-배터리 기업 ▷대한민국 정부 등이다.
박씨는 "다수의 개인투자자들이 배터리 아저씨 덕분에 K-배터리의 우수성에 대해 눈을 뜨게 됐고, 그로 인해 많은 돈을 벌게 됐다. 또 ㈜금양의 시가총액은 2022년 1월 2천억원에 불과했으나 이제 3조2천억원으로 무려 16배가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이어 "K-배터리 기업들도 배터리 아저씨 덕분에 투자 열풍이 불어 기업들의 주가 상승, 설비 증설, 해외 시장 개척에 도움을 얻었다"고도 했다.
또한 "대한민국을 이끌어온 반도체 산업의 성장이 둔화되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한 지금 K-배터리 산업이 해답이다. 윤석열 대통령께서도 2차전지 산업을 대한민국 미래 먹을거리 산업으로 선정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데, 배터리 아저씨의 활약이 한 몫 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동안 자신으로부터 은혜를 입은 개인투자자, ㈜금양, K-배터리 기업들, 정부가 사장돼가는 K-배터리 산업 시장에 뒷짐지고, 곤경에 처한 자신을 외면했다고 질타했다.
박씨는 "배터리 아저씨로 인해 돈 번 개인투자자들은 고작 유튜브 댓글에 '응원해요', '사랑해요', '감사합니다' 글 몇 자 적고 해야 할 일 다 했다고 착각하고 있다. ㈜금양은 사퇴를 종용하고 압박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기업들은 곤경에 처한 자신을 도와주지 않고 있으며 정부는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와 손 잡고 사라져가는 K-배터리 산업을 구경만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씨는 "대한민국의 미래에 많은 공헌을 하게 된 게 스스로 뿌듯하다"며 "그러나 그 혜택은 다른 사람들이 다 누리고 저에게는 핍박만 가해지는 현실에서 '배터리 아저씨' 활동은 그만두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혜택은 자기들이 다 누리고 피해는 '배터리 아저씨' 당신 혼자 보라는 건 정말 이기심의 끝판왕"이라며 "그래서 이제 배터리 아저씨는 사라진다. 당신들의 비겁함과 무책임 속에서 역사의 뒤안길로 영원히 자취를 감추게 됐다"고 덧붙였다.
박씨의 갑작스러운 잠적 선언에 지지자들은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해당 게시물은 올라온 지 5시간 만에 2천7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지지자들은 영상에 "영웅이 힘들어한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저의 다음 대통령은 박순혁", "배터리 아저씨 정치적 탄압인지 개인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으나 분노를 참을 수가 없다. 모두가 힘을 뭉쳐 단결하자", "정말 눈물 난다. 다른 세상에서 박순혁 이사님을 더 높은 자리에 계신 모습으로 뵙고 싶다", "금양 실망이다. 회사를 위해 헌신한 분께 마지막 대우가 이렇다니" 등 반응을 보였다.
한편 박씨는 과거 대한투자신탁(현 하나증권)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저서 'K 배터리 레볼루션'을 출간하고 여러 유튜브 방송에 출연하면서 2차전지 관련 8종목을 추천해 왔다.
그가 추천한 8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LG화학·포스코퓨처엠·나노신소재·POSCO홀딩스다. 에코프로의 경우 지난해 말 주가가 10만3천원에 불과했으나 올 들어 급등세를 보이다 지난 13일 기준 54만4천원으로 6배 가까이 치솟았다. 박씨가 추천한 종목으로 돈을 번 개인 투자자들은 그를 '의인(義人)', '선지자'라 치켜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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