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리부엉이 발견으로 금호강 하천정비사업 ‘난개발’ 논란 재점화…“원점 재검토해야”

오는 10월 공사 재개 앞둔 가운데 멸종위기종 수리부엉이 발견
낙동강유역환경청 "얼룩새코미꾸리 때와는 달라…사업에 큰 영향 없을 것"

금호강 팔현습지서 목격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수리부엉이,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금호강 팔현습지서 목격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수리부엉이,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금호강 고모지구 하천정비사업 예정지인 팔현습지에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수리부엉이가 발견되면서 이 사업에 대한 '난개발' 논란이 재차 점화됐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와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11일 성명을 내고 "하천정비사업을 앞둔 금호강 팔현습지서 멸종위기종 수리부엉이 한 쌍 발견됐다" 며 "하천정비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정수근 금호강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수리부엉이처럼 대형 조류를 그것도 두 개체나 누락했다는 것은 환경영향평가가 엉터리로 진행됐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대구지방환경청은 이후 환경영향평가 협의회인 '거짓·부실 검토 전문위원회'를 꾸려서라도 부실 진행된 환경영향평가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추진하는 '금호강 고모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은 2025년까지 수성구 매호동에서 동구 효목동 일원 금호강 약 4㎞ 구간에 대해 하도정비·제방보강 등 하천환경을 정비한다는 게 골자다. 수성구의 호텔인터불고 대구와 화랑교를 잇는 보도교와 1.5km에 이르는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 조성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사업은 시작 단계부터 지역 환경단체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사업 예정지 인근에 이미 자전거 도로와 교량 등이 있는 데다 금호강 팔현습지가 다양한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서식처라는 점 등이 주요한 이유였다. 이런 가운데 구환경청의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통해 팔현습지에서 멸종위기종 어류인 얼룩새코미꾸리 등이 발견되면서 공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잠정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공사는 조만간 재개를 앞두고 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얼룩새코미꾸리 등 야생동물보호방안을 추가해 공사 설계를 변경, 올해 10월부터 공사를 다시 시작할 방침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새로운 공법에는 ▷필요한 교각 수가 적은 아치교 형식으로 보도교 건설 ▷어류 이동통로 확보 ▷물고기 산란기인 봄~초여름엔 하천공사 중단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당초 280억원 정도였던 사업비도 3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최근 발견된 수리부엉이 등 멸종위기 조류는 사업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홍동곤 낙동강유역환경청장은 "얼룩새코미꾸리가 발견됐을 때와는 다르다. 조류는 한 곳에 고정돼 살기보다는, 여기저기로 옮겨 다니며 사는 습성이 있다"며 "공사로 둥지가 파괴되는 등의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이 사업으로 인한 환경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로서는 공사 방식에서는 달라지는 부분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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