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과평가원(평가원)이 오는 9월 6일로 예정된 모의평가 출제를 다음 달 시작하는 가운데, 변별력 확보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평가원에 따르면, 평가원은 최근 출제위원과 검토위원 500여 명 선임을 완료하고 다음 달 중 출제 작업에 착수한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에 대한 지적을 이어온 만큼, 물수능 논란 없이 변별력은 갖춰야 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해 부담감이 막대할 전망이다.
◆9월 모평 '두 마리 토끼' 잡아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마찬가지로 모의평가 출제·검토 위원은 평가원이 미리 확보한 현직 교수·교사 인력풀에서 선임된다.
위원들은 한 장소에서 합숙하며 문제를 만들고 출제 오류를 검토한다.
합숙이 시작되면 위원들은 외출하거나 통신 기기를 사용할 수 없다. 인터넷 사용도 보안요원의 감시 하에 출제에 필요한 정보를 찾을 때만 가능하다.
사실상 '감금 생활'을 하면서 촉박한 시간 안에 창의적이고 변별력 있는 문제를 출제해야 하기 때문에 위원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상당하다.
지난 2014학년도 수능에 출제 위원, 2018학년도엔 검토 위원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는 대구 지역 교육계 인사 A씨는 "창의적이고 변별력이 있다고 생각한 문제를 구상해도 1차적으로 출제 위원들 사이에서 받아 들여지지 않으면 밤을 새서라도 다시 구상하고, 그렇게 다시 문제를 만들어도 이후 검토 위원들에게 수정 요구가 들어와 다 뒤엎어질 수 있다"며 "수능이 치러진 이후에도 내가 만든 문제에 대해 지적이 제기될 까봐 마음을 완전히 놓지 못한다"고 했다.
모의평가 출제·검토 위원은 수능보다 합숙 기간이 짧고 시험의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스트레스는 덜한 편이었다.
그러나 최근 윤 대통령이 당장 9월 모평의 난도는 전 국민적 관심 대상이 됐기 때문에 위원들이 받는 압박감이 수능 만큼 클 수 있다.
교육부까지 6월 모의평가에서 윤 대통령의 '공정 수능' 방향을 제대로 지켰는지 살핀다며 감사 방침을 밝혔고, 이에 지난 19일 이규민 평가원장은 6월 모평과 관련해 책임을 지겠다며 사임하며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됐다.
◆과목별 표준점수 등 정보 공개될까?
결국 9월 모평 출제·검토 위원들은 수장 공백 상태로 어수선한 가운데 킬러 문항 없이, 물수능 논란에도 휩싸이지 않는 문제를 출제해야 하는 고난도 과제를 떠안고 말았다.
교육계 안팎에서 이는 쉽지 않은 길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시험의 난이도 결정엔 출제 당국은 물론 수험생 집단이라는 변수도 작용되기 때문이다.
평가원이 킬러 문항을 줄여 '준킬러 문항'을 배치하는 방식으로 난도 조절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문제를 푸는 수험생 집단의 학력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할 경우 까다로운 시험이 되거나 지나치게 쉬운 시험이 될 수 있다.
권택환 대구교대 교수는 "위원들의 부담을 덜고 혼란을 막기 위해선 '킬러문항'이라는 용어 자체를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다"며 "킬러문항을 단순히 변별력을 갖춰 정답률이 낮은 문항을 일컫는다면, 킬러문항을 배제했을 시 실수 하나가 당락을 좌우하는 변별력 없는 시험이 돼 사회적으로 큰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킬러문항에 대비하거나 수능 직후 등급 커트라인 등 정보를 얻기 위해 사교육에 내몰리는 현실이 부각되며 평가원의 역할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수험생들이 사교육 업체의 정보에 의존해 대입을 준비하지 않도록, 수능 국어·수학 영역의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및 문항별 정답률 등 정보 공개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공교육 경쟁력 제고방안' 브리핑에서 수험생들이 입시업체 수능 데이터에 의존한다는 지적에 대해 "오는 26일 발표하는 사교육 대책에 일부 그 방안이 담겨있다. 그때 소상히 밝히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킬러 문항을 판단하기가 모호하다는 물음에 대해 이 부총리는 "이런 것이 킬러 문항이라는 것이 바로 감이 올 수 있게 26일 사교육 대책 발표에서 구체적인 사례를 다 공개하려고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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