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고교재경총동창회] (26) 경북여고

"그윽한 향기를 남기는 백합처럼 남에게 귀감되는 동문들"

서정숙 경북여고 재경동창회장과 역대 회장단이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축하 케이크 절단식을 하고 있다. 경북여고 재경동창회 제공
서정숙 경북여고 재경동창회장과 역대 회장단이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축하 케이크 절단식을 하고 있다. 경북여고 재경동창회 제공

개 교 : 1926년 4월 15일

설립형태 : 공립

교 훈 : 성실(誠實), 협조(協助), 순결(純潔)

주요 배출 동문 : 이일향 시조시인 겸 사조그룹 명예회장(20회), 김옥숙 제13대 대통령 영부인(25회), 이기남 원암문화재단 이사장(25회)

소 재 지 : 대구광역시 중구 중앙대로 288

경북여고 교표
경북여고 교표

경북여자고등학교는 대구경북은 물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통의 명문 여고다. 대한민국 각계각층엔 교화인 백합처럼 그윽한 향기와 고귀한 인품으로 남에게 귀감이 되는 동문들이 있다.

이일향 시조시인 겸 사조그룹 명예회장(20회)과 이기남 원암문화재단 이사장(25회)은 3만8천명 동문들의 자랑이다.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25회)는 1987년 13대 대선 당시 동문들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그 무렵 경북여고 재경동창회 이사회는 '작은 정부'가 연상될 만큼, 위용을 떨쳤다.

치과의사 출신의 서정희 동문(25회)은 경북여고 재경동창회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2018년 세상을 떠난 고(故) 이영희 동문(26회)은 대한민국 최고 한복 디자이너로서 한복 세계화에 큰 공을 세웠다. 권영자 전 정무제2장관(현 여성가족부 장관·26회)은 행정부에서 경북여고의 위상을 드높였다.

교육계에선 오금희 전 연성대학교 총장(32회), 문화계에선 박래경 한국큐레이터협회 명예회장(32회)이 활약했다. 황경숙 자미온 대표(35회)는 침구 전문 기업을 운영하며 사회 공헌 활동에 큰 관심을 쏟았다. 한국여의사회 회장과 국립의료원의사회 회장을 역임한 김화숙 동문(36회)은 지구촌 의료 봉사를 펼쳤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의 부인인 김성애 동문(37회)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한국 장학계의 기념비적인 인물로 꼽힌다. 이순자 전 경주대학교 총장(38회)과 박재옥 한양대학교 명예교수(38회)도 경북여고 출신의 교육계 인사다.

배경화 동문(40회)은 경북도 무형문화재 제12호인 안동소주(전통민속주) 기능 보유자로서, 1999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안동을 방문했을 때 73세 생신상을 차려 민간 외교에 큰 기여를 했다.

서정숙 국민의힘 국회의원 겸 현 경북여고 재경동창회장(41회)은 오랜 약사계 활동에 이어 21대 국회 입성 후 '전인건강한 대한민국'을 모토로 의정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송영선·윤종필 전 국회의원(42회)은 각각 17~18대 국회와 20대 국회에서 활약했다.

박순화 전 국군간호사관학교장(46회)과 송명순 전 육군 준장(47회) 등 군에서 활약한 경북여고 동문들도 있다.

권순우 전 KBS미디어 사장(48회)과 박해심 아주대학교의료원장(48회)은 각각 언론계와 의료계에서 이름을 날렸다.

또 48회 동기인 이인선·한무경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경북여고가 배출한 전·현직 여성 정치인들이다. 조은희 국민의힘 국회의원(51회)도 서울 서초구청장에 이어 이번 21대 국회에 입성했다. 또 51회엔 김나경 전 대전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이 있다.

서정숙 경북여고 재경동창회장이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경북여고 재경동창회 제공
서정숙 경북여고 재경동창회장이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경북여고 재경동창회 제공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제23대 재경동창회를 맡은 41기 동기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북여고 재경동창회 제공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제23대 재경동창회를 맡은 41기 동기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북여고 재경동창회 제공

1926년 개교 이래 올 1월 제94회 졸업식까지 경북여고는 총 3만8천611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학교를 떠났지만 모교와 '흰 칼'에 대한 자부심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커져만 간다. 과거 경북여고 교복치마 양 옆엔 세로 흰 줄이 새겨져 있었는데, 사람들은 경북여고생들을 가리켜 '흰 칼을 찼다'고 표현하며 예우해줬다.

최경혜 재경동창회 총무(41회)는 "특히 외부에서 우리로 하여금 자부심을 갖게 만들어 주셨다"며 "새로 부임하신 교장 선생님께서 단상에 올라 경북여고 학생들은 빗자루로 쓸어온 게 아니라 핀셋으로 갖다놓았다고 표현하신 게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당대 경북여고 재학생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경북여고 재경동창회의 대명사는 '올곧음'과 '기품'이다. 선배는 후배에게, 후배는 선배에게 깍듯이 예의를 지킨다. 동기인 회장과 총무조차도 공석과 사석을 불문하고 존대한다. 회원들은 이를 경북여고만의 아름다운 전통으로 여기며 자랑스러워한다.

재경동창회의 운영도 마찬가지다. 매달 첫 번째 목요일은 상임이사회, 매달 20일은 정기이사회, 매년 4월 20일은 정기총회를 '빠짐없이' 개최한다. 매년 10월 20일엔 재경동창회 최대 행사인 단합대회를 연다. 모든 회의는 꼼꼼하게 기록해 책자로 만들어 후배들에게 전달된다.

회장은 2년 단임을 원칙으로 기수에 따라 차례로 내려온다. 회장을 배출한 기수의 회원들은 그 해 열일을 젖혀두고 총 결의해 회장의 각종 활동을 자발적으로 지원한다.

과거 선배들의 선견지명으로 1980년대 압구정 현대아파트 한 세대를 동창회관으로 매입했다. 덕분에 경북여고는 서울 한복판 노른자 땅에 동문들의 사랑방이 수십 년째 활성화 돼 있다.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열린 정기총회에 참석한 경북여고 재경동창회 기별 대표단 500여명이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경북여고 재경동창회 제공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열린 정기총회에 참석한 경북여고 재경동창회 기별 대표단 500여명이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경북여고 재경동창회 제공

재경동창회 소속 모임으로는 ▷합창반 ▷직장인모임 ▷백합동산(가톨릭) ▷신우회(기독교) ▷인터넷 ▷백합회 골프 등이 있다.

경북여고 재경동창회원들의 후배 사랑도 빼놓을 수 없다. 장학회를 통해 모교 재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서울 및 수도권 소재 대학 우수 신입생에게도 장학금을 지급한다. 특히 일부 동문들은 개인 장학금 형식으로 후배들을 직접 챙기기도 한다. 모교 재학생 커리어 로드맵 및 선배와의 대화를 통해 후배들의 진로를 상담해준다.

이 밖에 바자회를 개최해 불우 이웃 성금을 마련하는데 지난해 경북 포항에서 수해가 발생하자 기수별로 의연금을 모아 전달하기도 했다.

1960년 2·28민주운동을 주도한 경북여고의 자랑스럽고 위대한 정신은 63년이 지난 현재에도 동문들의 가슴에 활활 타올라 우리 사회의 모범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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