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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김용판, 신청사 문제로 홍준표 시장과 결국 갈라설까

6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어동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6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어동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신청사부지 활용 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김용판(왼쪽, 달서구병) 의원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대구경북(TK) 정치권에서 친홍(친홍준표)계로 분류됐던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병)이 대구 신청사 건립 문제로 홍 시장과 결별의 수순을 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의원은 홍 시장이 추진하는 신청사 부지 일부 매각과 관련해 입장을 번복해 왔으나, 최근 최종적으로 '수용 불가' 입장을 못 박으며 일각에선 향후 홍 시장과 충돌을 불사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지역구 내에 신청사 건립 예정지인 옛 두류정수장 부지가 위치한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시 신청사 부지를 팔아 부채를 갚으려 한다"며 직격 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님의 가장 중요한 의도는 (부지를 매각해) 건립 비용만 마련하는 게 아니다. 거기다 대구시 부채를 청산하겠다는 것"이라며 "최소한 신청사 건립 기금 조성은 해야 한다. 그게 시장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김 의원의 비판을 두고 정치권에선 "예상보다 수위가 높다"는 얘기가 나왔다. 김 의원은 2021년 대선 경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아닌 홍 시장을 지지한 유일한 TK 국회의원으로, 줄곧 친홍계 인사로 분류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의원은 올 2월 입장을 번복했다.

그는 "홍 시장의 입장대로 가자"며 "홍 시장이 (부지 매각으로) 기업이 들어오는 게 왜 나쁘게만 보냐고 하고, 달서구와 대구시의 발전에 좋다고 하는데 그 진정성을 믿고 싶다"고 했다. 자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부지 일부를 매각해서라도 신청사를 건립하자는 응답이 높은 것도 근거로 들었다.

홍 시장도 4월 TK신공항 특별법 통과 기념식에서 김 의원이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법 통과를 이끌었다며 감사패를 전달하는 등 밀월 관계가 이상 없는 듯 보였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4일 오후 대구 북구 대구시청 산격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홍준표 대구시장이 4일 오후 대구 북구 대구시청 산격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대구·경북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다가 최근 들어 김 의원이 재차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대구시가 내놓은 신청사 건립 최종안에 대해 "옛 두류정수장 부지를 절반 이상 매각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홍 시장께서 이런 방향으로 일을 진행하는 것이 과연 맞는가 의문이 든다"고 했다.

다만 그는 "홍 시장의 재정건전화 방침 자체에는 공감하고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옛 두류정수장 터 말고 다른 곳을 팔아서 충당하는 게 좋겠다"고도 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인 김 의원은 올해 예정된 대구시 국정감사에서 신청사 문제를 집중 추궁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지금까지 대구시 국정감사가 야당의 공격과 여당의 방어로 진행돼 온 점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인 김 의원은 지난 4일 대구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에서 홍 시장을 향해 "'대구경북 의원 싹 다 바꿔라'라고 말씀하면 열심히 하는 의원들 힘이 빠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장 분위기는 유쾌했지만 대구 정치권에서 김 의원이 홍 시장에게 작심하고 '뼈 있는 말'을 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대구시당위원장으로서 해야 할 말을 했다"며 "친홍계는 물론 계파 정치 자체에 가담한 적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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