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6·25 전쟁 영웅 백선엽 장군 ‘친일파’ 딱지 뗐다

국가보훈부…국립현충원 안장 기록 ‘친일반민족행위자’ 문구 삭제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에 세워진 백선엽 장군 동상. 전병용 기자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에 세워진 백선엽 장군 동상. 전병용 기자

6·25 전쟁 영웅인 고(故) 백선엽(1920~2020) 장군의 국립현충원 안장 기록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라는 문구가 삭제됐다.

24일 국가보훈부는 "국립대전현충원 홈페이지 '안장자 검색 및 온라인 참배'란에 게재된 백선엽 장군의 '친일반민족행위자' 문구가 법적 근거 없이 기재된 것을 확인하고 법적 검토를 거쳐 해당 내용을 삭제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를 곧바로 삭제한 보훈부는 "백 장군은 장성급 장교로서 국립묘지법에 따라 적법하게 국립현충원에 안장됐음에도, 어떠한 법적 근거도 없이 안장 자격이 된 공적과 관계없는 문구를 기재하는 것은 국립묘지 설치 목적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장자 검색 및 온라인 참배란은 사이버 참배 서비스 등을 제공해 안장자 명예를 선양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하는 것인데, 이와 반대로 오히려 명예를 훼손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국립대전현충원 홈페이지에서 백 장군의 안장 기록을 검색하면 비고란에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2009년)'이라는 문구가 기재돼 있었다.

앞서 국가보훈처(보훈부 전신)는 백 장군이 국립 대전현충원에 안장된 다음 날인 2020년 7월 16일 '친일반민족행위자'라는 문구를 현충원 홈페이지 안장기록에 명시했다.

백 장군 유족은 지난 2월 해당 문구 적시가 국립묘지법에 위배되고 사자 및 유족에 대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보훈부에 삭제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백선엽 장군은 최대 국난이었던 6·25 전쟁을 극복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워 대한민국 최고 무공훈장인 태극무공훈장을 받은 최고 영웅"이라며 "친일파 프레임으로 백 장군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백선엽 장군의 동상은 지난 5일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에 세워졌다.

백 장군의 동상은 높이 4.2m, 너비 1.5m로 2분 정도 주기로 한 바퀴(360도)를 도는 회전형으로 제작됐다. '백 장군이 동서남북 사방으로 대한민국을 지키고 수호한다'는 의미를 담았다는 게 제작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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