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50년대에 지어진 대구시의회 청사, 극한호우 속 4층 회의실 천장 붕괴

지난달 집중호우의 여파로 시의회 4층 건설교통위원회의실 천장에 누수가 발생해 물에 젖은 천장재가 무너져 방청석으로 떨어졌다. 이민호 기자
지난달 집중호우의 여파로 시의회 4층 건설교통위원회의실 천장에 누수가 발생해 물에 젖은 천장재가 무너져 방청석으로 떨어졌다. 이민호 기자

대구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회의실 천장재가 장마 기간 천장에 스며든 빗물에 젖어 무너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일 대구시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집중호우로 시의회 4층 건설교통위원회(건교위) 회의실 천장에 누수가 발생해 물에 젖은 천장재가 무너져 방청석으로 떨어졌다. 20일 건교위 회의를 하루 앞두고 벌어진 일이었다. 이튿날 천장이 무너졌다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

허시영 시의원(달서구2)은 지난달 25일 시의회 운영위원회에서 '천장재 붕괴'와 관련한 청사 관리 실태에 대해 이승대 시의회 사무처장에게 질의했다. 이 사무처장은 '부임 후 우레탄 방수시공을 한 적 있느냐'는 질의에 "꼭대기 층은 가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홍병탁 의회사무처 의정정책관도 "9년 전인가 방수 공사를 하고, 거기는 올라가는 계단도 없어서 저희들이 놓친 것 같다"고 했다.

시의회 4층에 위치한 건교위 회의실은 최근 짓는 건물들에서는 보기 힘든 형태로 옥상 위에 방이 있는 '옥탑방' 형태다. 접근하는 통로나 계단이 없어 사람이 눈으로 보거나, 접근할 수 없는 공간이다.

이날 운영위에서 허 시의원은 시의회 건물의 연혁이나, 과거 수리 내역이 있는지에 대해 물었으나 회의 참석자들이 정확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시의회 건물에 대해 언제, 어떤 수리를 했는지 정확한 기록이 남은 게 없다는 것이다. 홍 의정정책관은 "문서마다 보존 기한이 있다. 보수 내역은 보존 기한이 지나 대부분 폐기된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그는 기존에 대구시 총무과에서 담당한 시의회 건물 관리를 시의회 소관으로 이관하면서 부족한 점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시의회는 지난해 1월 대구시와 인사를 분리하면 기존에 청사 관리 업무를 전담하게 됐다. 홍 의정정책관은 "현재 시의회에는 건축직 공무원이 없다"며 "사고 후 시 건축직 직원이 나와서 상황을 보고 관리를 강화해야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시의회 사무처는 장마 기간 종료 후 4층 옥상에 대한 방수 공사를 진행했고, 무너진 회의실 천장에 대한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중대재해처벌법 강화와 관련해 위험성 평가 용역을 하반기에 실시해 건물 안전성을 점검하겠다고 했다.

홍 의정정책관은 "시의회 건물 수리 내역에 대해 실무 차원의 데이터 기록을 계속 남기고, 업무 이관을 하도록 지시했다"며 "체계적인 관리를 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의회 시의회 4층 건설교통위원회(건교위) 회의실 외부 모습. 3층 옥상 위에 4층 회의실이 있다. 이민호 기자.
대구시의회 시의회 4층 건설교통위원회(건교위) 회의실 외부 모습. 3층 옥상 위에 4층 회의실이 있다. 이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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