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타 업체에 물건 마음대로 못 줘" 올리브영의 갑질 수면위로 드러나나

CJ올리브영이 특정 협력사와 상품 계약을 맺으면서 '다른 채널에 물건을 납품할 수 없다'는 취지의 독소조항을 담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올리브영이 납품업체들의 쿠팡 입점을 막았다"며 신고한 것과 관련해 "쿠팡 입점을 막은 사실이 없다"고 해명해왔던 올리브영의 주장과 상반되는 내용이다.

올리브영이 한 업체와 계약을 맺으면서 상품 일부를 지목, '해당 제품을 타유통채널에 납품 시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은 계약서가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통업계의 취재를 종합하면 A업체와 올리브영의 상품공급 계약서의 한 항목에서 "올리브영과 협력사는 일정 기간 동안 판매 촉진을 위해 타채널 운영시,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부분이 담겨 있다. 특히 문구에는 상품명과 일부 유통채널 등에 대해서도 명시된 것으로 파악됐다.

올리브영을 제외한 다른 온오프라인 채널 거래에 대해 A업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도록 조치한 셈이다.

계약에 명시된 제품 대부분은 올리브영이 업체와 단독으로 협업해 만든 상품이 아니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영이 제품의 판매를 독점하게 될 경우 베스트셀러 상품 가격을 좌지우지할 권한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리브영과 갈등을 겪고 있는 쿠팡은 이 같은 올리브영의 계약 행태를 두고 "납품업자에게 배타적인 거래를 강요하거나 사업자의 거래를 방해하는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이다"라며 '납품업체 갑질'이라 주장했다.

유통업계에서는 A업체처럼 올리브영과 '독소 계약'을 체결한 업체들이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이 올리브영에 '쿠팡이 잘 되서 그러면 나중에 카카오가 잘되면 카카오도 못 들어가냐'는 식으로 호소한 경우가 있다"라며 "일부 업체들은 올리브영에만 팔도록 하는 것은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독소조항 계약서 존재에 대해 올리브영 커뮤니케이션팀 측은 "타 업체 판매시 사전협의 해야 한다는 등의 조항을 계약서에 넣지 않았다"며 부정하고 있다.

한편, 올리브영은 현재 랄라블라, 롭스 등 경쟁 H&B 오프라인 스토어에 상품을 공급하지 않도록 납품업체에 독점 거래 등을 강요한 의혹으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올리브영에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조항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곧 최종 심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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