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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카눈 르포] 태풍 '힌남노' 이재민들 '카눈'으로 또 다시 구호소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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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민복지회관 약 100명 피신…친척집 등 1천여 가구 몸 피해
‘지난 피해도 다 가시지 않았는데’ 눈시울 붉어진 주민들

태풍
태풍 '카눈'을 피해 포항시 남구 대송면 주민들이 다목적복지회관에서 몸을 피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힌남노'로 큰 피해를 입었던 이재민들이다. 신동우 기자

"올해는 제발 어떻게든 그냥 넘어가야 할텐데…"

10일 오전 10시 포항시 남구 대송면 다목적복지회관에는 주민들이 모여 애꿎은 하늘만 쳐다보고 있었다.

기력이 없어 바닥에 주저앉은 노인들도 굳게 입을 다문 채 TV에서 흘러나오는 뉴스 속보에만 귀를 기울였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 때 턱 끝까지 차오른 물로 한번 집을 잃었던 사람들이다.

아직도 그때 떠내려간 가재도구와 벽지, 장판 등을 모두 복구하지 못해 일상을 회복하지 못했건만, 불과 1년도 안돼 또 다시 처해진 대피소 신세에 하늘만 원망할 뿐이다.

"도대체 하늘이 왜 이러는지 모르겠네. 살날 얼마 안남은 사람들을 왜 이리 또 못살게 구는지."

다목적복지회관에서 만난 한 할머니는 "연락끊긴 아들도 어디 살고 있는지 모르는데, 몸을 피할 데가 없으니 그저 이렇게 힘들게 살다갈 팔자인가 보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10일 오전 10시쯤 포항시 남구 대송면 칠성천의 수위가 태풍
10일 오전 10시쯤 포항시 남구 대송면 칠성천의 수위가 태풍 '카눈'으로 많은 비가 내리자 급격히 불어나 있다. 신동우 기자

대송면에서는 지난 힌남노 때 1천여가구가 물에 잠기며 26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중 100여명이 다목적복지회관에서 몇달을 보내야 했다.

이날 오전 현재 태풍 '카눈'으로 누적 강우량 210㎜의 비가 쏟아져 칠성천이 범람할 위험도가 높아지며 오전 7시부터 주민 긴급 대피가 이뤄졌다. 현재 100명가량의 주민이 다목적복지회관에서 몸을 피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 '힌남노' 때와 꼭 닮은 모습이다.

대송면 주민 장화자(82) 씨는 "칠성천이 거의 제방 가까이 차오르고 있다. 조금만 더 비가 내리면 작년 일이 또 되풀이될까 걱정이다"면서 "아직도 지난 태풍 때 허리까지 물이 찬 방 안에 갇혀 있던 끔찍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하늘님이 제발 이 늙은이를 가엽게 여겨줬으면 좋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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