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국발 불황 ‘기침’에 한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는 ‘몸살’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제회복 더뎌, 디플레이션 조짐까지
세계 1위 상품소비국 중국의 불황, 세계경제에 악재
한국 역시 중국 때문에 경제 ‘휘청’, 8월 수출 -25.9% 하락

중국소비자물가 하락세가 디플레이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소비자물가 하락세가 디플레이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발 경기침체가 전 세계 경제불황의 위험성을 높이고 있다. 중국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제 회복을 크게 기대했으나, 정체 내지 하락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사실상 디플레이션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신냉전(New Cold War) 구도(한미일 VS 북중러)에 형성되면서, 우리나라도 중국과의 경제 및 관광 교류가 줄어드는 등 악영향에서 벗어나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의 내수 회복도 언제쯤 정상화될 지 예측조차 힘들 정도로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NYT, "중국발 경기 침체, 세계 경제 위험 초래"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최근 중국 수출이 3개월 연속, 수입은 5개월 연속 감소한 데 이어 물가까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입 하락세는 심상치 않다. 브라질산 대두(콩)부터 미국산 쇠고기,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는 물론 석유, 광물 등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수입이 줄고 있다.

캐나다 금융 리서치업체 BCA 리서치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중국은 전 세계 경제 성장의 약 40%를 담당했다. 미국의 비중은 22%, 유럽 주요 20개국은 9%에 그친다. 맥쿼리의 중국경제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래리 후는 "중국의 경기 후퇴는 글로벌 경제 전망에 분명히 영향을 줄 것이다. 중국은 세계 1위 상품 소비국이기 때문에 그 영향은 아주 클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도 최근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디플레이션에 대한 경종이 울렸다고 진단했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애덤 포센 소장은 "중국 경제 회복이 얼마나 미약한지 목격하는 것은 매우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시한폭탄'(time bomb)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실제로 중국발 경기침체로 인한 세계 경제불황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신규주택 가격지수 동향. 출처=중국 국가통계청
중국 신규주택 가격지수 동향. 출처=중국 국가통계청

◆부동산 침체도 경기회복에 발목

중국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데에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불확실성도 한몫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당국이 부동산 시장을 살리려 일부 제한을 풀고 있지만,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전체 부동산업계의 도미노 디폴트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NYT는 중국 당국이 막대한 부채(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282%) 때문에 쓸 수 있는 경기부양책 카드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또, NYT는 중국 정부가 부동산 손실 규모를 억제하면서 보다 느린 성장으로 점차 전환을 이루는 것이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이지만, 부채 문제로 정부 대응의 효과가 제한된다면 주택자금 폭락과 통제 불능의 자금 이탈 등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행정수도 베이징을 비롯해 경제수도 상하이 등에서도 집값은 얼어붙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6월 주요 70개 도시 신규주택 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동일한 수준으로 상승률은 '제로'(0)를 기록했다. 이는 앞서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가 예상한 0.5% 상승률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중국 신규주택 가격 지수는 중국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했던 지난해 10, 11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6% 하락했다.

중국발 경기불황이 우리나라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발 경기불황이 우리나라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합뉴스

◆8월 대중국 수출 -25,9% 하락

중국의 장기불황은 대한민국 경제회복에도 짙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최근 월 무역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불황형 흑자' 지적이 일고 있다. 그 중심에 중국이 있다. 수출 국가별로 보면, 중국(-25.9%)의 부진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1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수출이 중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이 22.7% 줄었고, 일본도 10.4% 떨어졌다. 미국 역시 0.8% 감소했다. 8월 초순(1~10일)에만 30억1천만 달러(약 3조9875억원)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수출 플러스' 전환 요인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하반기 우리 수출 회복세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지난 6~7월 월간 기준으로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앞서 지난달 무역수지는 16억3천만 달러(2조823억원)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수출은 11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품목별로는 승용차(27.2%), 선박(182.8%)을 제외한 모든 품목에서 감소했다. 반도체 18.1%, 석유제품 37.8%, 철강 22.4%, 가전제품 18.8%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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