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세대출 상담 유튜버, 알고보니 '무자격자'…전세사기 의심 공인중개사 785명 적발

국토부, 공인중개사 2차 특별점검 결과발표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매물 정보 안내문.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매물 정보 안내문.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경기 고양시의 공인중개사 A씨가 2019∼2020년 중개한 전셋집 17채에서는 2년간 반환되지 않은 보증금이 35억원에 달할 정도로 민원이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등기부등본 확인 결과 전세 계약을 맺은 후 소유자가 변경됐고 변경된 소유자는 다른 지역에서도 전세 보증금 미반환 사례가 다수 발생한 '바지임대인'으로 확인됐다.

#경기 광주시 한 중개사무소에는 중개보조원 B씨가 중개사 행세를 하며 분양·매매·전세 광고가 게시된 유튜브 채널을 운영했다. B씨는 고용 신고가 되지 않은 무자격 직원이면서 '팀장'이라는 직책을 채널에서 내세웠고 '전세 또는 매매가능', '다양한 대출 상담 가능'이라는 문구와 본인 연락처를 올렸다.

전국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된 전세사기 의심 특별점검에서 위법 사례가 대거 적발됐다. 국토교통부는 17개 시·도 공인중개사 4천90명을 대상으로 한 2차 특별점검 결과 785명(19%)의 위반 행위를 적발했다고 15일 밝혔다.

대상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관리하는 악성 임대인 소유 주택을 중개했거나 전세거래량이 급격히 늘었던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전세사기가 의심되는 빌라·오피스텔·저가 아파트를 중개한 공인중개사 등이다.

지난 5월 22일부터 7월 말까지 진행된 2차 점검은 수도권을 대상으로 한 1차 점검에 이어 전국으로 지역을 확대해 진행됐다. 지난 2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 진행된 1차 점검 당시 공인중개사 242명 중 99명(41%)의 위반 행위 108건이 적발됐다. 이 가운데 53건은 수사 의뢰됐다.

이번 점검에서 적발된 중개사 785명이 벌인 위법 행위는 824건이다. 해외에 머물고 있는 공인중개사의 자격증·등록증을 대여해 무자격 중개를 하는 경우가 적발됐고 위조한 공인중개사 자격증과 명함으로 영업하다 적발된 경우도 적발됐다.

분양업자, 바지임대인 등과 공모해 깡통전세 계약서 작성 대가로 전세사기에 가담하거나 전세 계약 과정에서 일정 금액의 리베이트를 받은 사례도 드러났다.

국토부는 이번 점검에서 적발된 위반 행위 중 75건을 경찰에 수사 의뢰할 계획이다. 자격취소(1건), 등록취소(6건), 업무정지(96건), 과태료 부과(175건) 등 행정 처분도 진행 중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불법행위에 연루된 공인중개사에 대해서는 관련 법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계획이며 안전한 중개거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공인중개사 관련 제도개선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