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엄마 내가 꼭 찾을게, 기다려줘" 애타는 예천 산사태 실종자 가족들

수색범위 넓히고 있지만, 실종자 한달째 감감무소식
생업도 미루고 생계도 어려워진 가족들 '한숨'

예천 산사태 실종자 윤보래(왼쪽) 씨가 손녀를 안고 아들 이형선 씨와 함께 찍은 사진. 아들 이형선 씨 제공
예천 산사태 실종자 윤보래(왼쪽) 씨가 손녀를 안고 아들 이형선 씨와 함께 찍은 사진. 아들 이형선 씨 제공

"엄마 내가 꼭 찾을게, 기다려줘."

경북 예천에 폭우가 내려 산사태로 많은 인명 피해가 난지 15일로 한 달이 됐다. 폭우로 피해를 입은 시설 대부분은 복구된 상태지만, 실종된 감천면 벌방리 주민 2명은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새까맣게 타들어가는 가슴을 안고 한 달을 채웠다.

실종자 윤보래(62) 씨의 첫째 아들 이형선(29) 씨는 "가족들과 서로 의지하며 어머니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며 "저는 생업 때문에 거주하는 수원과 예천을 오가는데 오늘(15일)은 광복절 휴일이라 다시 예천을 찾았고, 남동생은 생업까지 미뤄두고 여기서 아버지와 함께 지내고 있다"고 무거운 숨을 들이마셨다.

그러면서 "오랜 시일과 폭염 속에 수색작업을 하고 있는 구조당국의 고생을 조금이나마 덜고 싶은데, 안전상의 문제로 우리가 직접 나서 도울 수 없다고 한다"며 "가족들은 주변을 살피며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생업을 미루고 이곳에서 지내는 둘째 아들의 마음은 허망함이 크다. 그는 "사업을 시작해 자리도 잡고 지난달에 어머니 생신도 있어 가족들과 효도관광까지 준비했는데, 이런 일이 생겨 말로 다 할 수 없는 마음"이라며 "빨리 가족들의 곁으로 돌아와 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실종자 김모(69) 씨의 가족들 마음도 마찬가지다. 이번 산사태로 집과 사업장 등을 한순간에 잃으면서 생계에 큰 어려움까지 겪고 있는 상황이다.

실종된 윤보래 (오른쪽)씨와 아들 이형선 씨. 아들 이형선 씨 제공
실종된 윤보래 (오른쪽)씨와 아들 이형선 씨. 아들 이형선 씨 제공

구조당국도 사고 발생지점부터 160㎞ 떨어진 낙동강 고령군 강정고령보 하류까지 수색 범위를 넓혀 실종자를 찾고 있지만,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이날 수색에는 인원 147명, 장비 82대(차량 57대, 드론 14대, 구조견 1마리, 보트 10대)가 투입됐다.

구조당국은 ▷강창교~하류 4㎞ 구간 ▷간방교~경천교 구간 ▷상주보~낙단보 구간 ▷형호교~경진교 구간 ▷경천섬교, 상주보 일원 ▷상주보~강정고령보 등 구간을 나눠 수변·수상·드론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감천면 벌방리에도 여전히 소방 4명, 차량 2대가 투입돼 실종자들의 흔적을 찾고 있다.

한 소방대원이 예천 산사태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매일신문DB
한 소방대원이 예천 산사태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매일신문DB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