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7일 한미일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으로 출국하기 직전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에 대한 해촉을 재가한 가운데, 정연주 위원장이 즉각 입장을 밝혔다.
정연주 위원장은 내년 7월까지인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 해촉된 것인데, 박정희 정부 시기 동아일보 기자직에서 해고된 전력과 노무현 정부 때 KBS 사장을 지내다 이명박 정부로 정권 교체된 후 해임된 전력을 곁들여 3번째 '정치적 탄압'을 당했다는 맥락으로 페이스북에 글을 남겼다.
그는 "무도한 윤석열 대통령 집단과 다시 싸워야겠다"고 예고했고, 특히 윤석열 대통령을 두고 "3년 8개월짜리 대통령이 진시황 노릇한다"는 평가도 했다.
▶정연주 위원장은 이날 오후 5시 11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시 해임을 맞으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꼭 15년 전, 이명박 대통령은 검찰, 감사원, 국세청 등 권력기관을 총동원해 나를 구차스러운 방식으로 KBS에서 해임했다"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역사는 다시 뒤집어져 이번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나를 해임했다"고 표현, "방송통신위원회에 별동 감사팀(감사원 4명, 검찰 수사관 2명, 경찰 2명, 방통위 3명)이 급조돼 한 달 넘게 집중 감사를 한 뒤 내놓은 결과물은 어느 기자의 독백처럼 '태산명동 서일필', 허술하고 누추했다"고 최근 한 달 동안 이어진 자신에 대한 해촉 진행 과정을 평가했다.
'태산명동 서일필(泰山鳴動 鼠一匹)'은 큰 산이 울리고 흔들더니 나온 것은 쥐 한 마리라는 뜻이다. 요란하게 일을 벌였으나 결과는 사소한 데 그친 경우를 가리킨다.
이어 "15년 전처럼 '기록'과 '법적 대응'으로, 무도한 윤석열 대통령 집단과 다시 싸워야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언론인 출신인 정연주 위원장은 자신의 동아일보 기자직 해고와 KBS 사장직 해임 당시 박정희·이명박 전 대통령의 '끝'이 좋지 않았다는 뉘앙스로 "1975년 3월, 자유언론을 위해 싸우다 동지들과 함께 동아일보에서 해직됐다. 그때 우리들을 집단 해고한 권력의 핵심 박정희 대통령은 그 뒤 저격당해 세상을 떠났다"고, 또 "2008년 8월, 이명박 대통령은 나를 KBS에서 해임했다. 그는 결국 감옥에 갔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이어 "2023년 8월, 이번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나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자리에서 해임했다"면서 "그의 운명은 이미 보인다. 3년 8개월짜리 대통령이 진시황 노릇하는 그 결말은 21세기 문명 세계에서 너무 자명해 보인다"고 사망이나 구속 수감 등 전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뉘앙스를 밝혔다.
▶정연주 위원장은 "이번 가을이면 (나의 나이가)만 77살이 된다. 살 만큼 살았고, 부끄러움 없이 살아 왔다고 자부한다. 민주주의와 인권, 정의와 평화가 이 땅에 한 뼘이라도 더 퍼지기를 기원하며 미력하나마 애써왔다. 불의한 권력과 맞서는 싸움도 외면하지 않았다"면서 "모든 것을 합해 선하게 하시는 그 분께서 내게 무도하고, 불의한 권력과 다시 맞서 싸우라며 한 길을 예비해주신 데 대해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고 자신의 방송통신심의위원장 해촉과 관련해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재차 예고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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