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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기업인!] 윤승환 미래첨단소재㈜ 대표 "2차전지 핵심 리튬, 단기간에 높은 성장 이루겠다"

윤승환 미래첨단소재㈜ 대표.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윤승환 미래첨단소재㈜ 대표.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하얀 석유', '백색 황금'

2차전지 원료 '리튬'을 일컫는 또 다른 명칭이다.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로 가동되는 내연기관의 시대를 지나, 리튬이온 배터리와 전기모터 중심의 모빌리티 혁명이 산업계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수산화리튬은 에너지밀도와 용량이 높은 배터리 제작에 사용되는 핵심 원료다. 1회 충전 당 주행거리 등 전기차 성능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전기차를 비롯한 미래모빌리티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리튬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미래첨단소재는 다년간 연구개발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리튬 소재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신산업 위주의 체질개선이 진행 중인 대구경북 2차전지 밸류체인(가치사슬)의 한 축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윤승환 미래첨단소재㈜ 대표를 만나 배터리 업계 현황과 전망, 기업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 배터리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 중이다. 미래첨단소재도 수혜를 보고 있나?

- 산업의 규모 자체가 커지고 있다 보니 성장 속도가 빠르다. 제앤케이 인수 후 본격적으로 리튬 사업을 시작한 것은 1년 반 남짓인데 매출이 2배 이상 뛰었다. 작년 연말에 양극재 기업과 수산화리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대구 달성군 내 2공장 설립이 완료되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1·2공장에서 연간 4만톤(t)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국내 양극재 기업과 협업 체계를 구축했고 캐나다 퀘백에 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 진출도 추진 중이다.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하는 단계로 볼 수 있다.

▶ 2차전지에서 리튬이 중요한 이유는?

- 리튬은 배터리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전기차를 비롯해 스마트폰, 노트북 등 우리 일상과 밀접한 거의 모든 기기에 리튬이온배터리가 활용된다. 다만, 리튬은 광산에서 채굴한 원료를 그대로 사용할 수 없다. 정제 과정을 거쳐 마이크로 단위 사이즈로 분쇄 하고 다듬어야 한다.

양극재 기업마다 요구사항은 천차만별이다. 탄산리튬은 주로 소형기기에 사용이 되고, 수산화리튬은 고용량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간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주로 수산화리튬을 활용해 고밀도의 양극재를 생산한다. 미래첨단소재는 탄탄한 제조기술력을 바탕으로 우수한 품질력을 인정받고 있다.

▶ 리튬을 사업 아이템으로 선정한 계기가 있는지

- 2차전지가 유망한 분야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아이템은 아니다. 고객사에 품질을 보장해야 하고 새로운 물질을 승인 받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는 탓에 진입 장벽도 높은 편이다. 미래첨단소재 역시 후발주자로 2차전지 소재 사업에 발을 들이면서 고민도 컸다. 하지만 미래 산업으로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했고 인수합병을 진행했다. 늦었다는 시선고 일부 있었지만 돌이켜 보면 적절한 시기에 배터리 산업에 진출했다고 볼 수 있다.

▶ 단기간에 높은 실적을 거둔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 인수합병 후 모회사인 미래나노텍이 그동안 축적한 경영 노하우가 시너지 효과를 창출했다고 본다. 아이템이 좋고 기술력이 뛰어나도 사업을 확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자금 조달은 물론 시스템 운영 등 체계를 정착시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덕분에 안정적으로 원재료를 공급하고 품질력도 확보할 수 있었다.

▶ 사업 다각화도 추진하고 있는지

- 리튬 이외에도 2차전지 소재 첨가제도 개발할 수 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양극재 기업이 필요로 하는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체계도 마련 중이다. 수산화리튬의 안정적 확보와 원재료 구매비용 절감을 위해 탄산리튬을 수산화리튬으로 변환하는 사업도 검토 중이다.

또한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 사업화를 위해 보유 중인 탄소포집 소재 특화기술을 보완 및 개발을 진행하는 한편, 관련 장비 실증 계획도 하고 있다.

▶ 지역에서 신산업 분야 사업을 하는 데 어려움을 없나?

- 아무래도 인력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규모가 커지면서 매년 충원이 필요한데 상황이 녹록지 않다. 2차전지 소재 관련해서 인재를 육성하고 기업과 연계하는 지원체계가 있다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또 신산업은 아직 표준이 정립되지 않아 기업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규제 개선에도 속도를 내야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대구시에서 도움을 많이 준 덕분에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 2공장을 신설할 때 원스톱기업지원센터에서 행정적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 준공을 앞당겼다. 2차전지가 반도체에 이어 대한민국을 이끄는 산업이 될 것이라 기대감이 크다. 정부, 지자체에서 관심을 갖고 지원을 해준다면 앞으로 더 큰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기업을 이끌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다면

- 가장 중요한 것은 직원들의 '안전'이다. 자금 조달 등 다른 문제는 해결책을 찾으면 되지만, 누군가 현장에서 다치는 일이 발생하면 되돌릴 수 없다. 당사자의 고통은 말할 것도 없고 가족들도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한다. 산업 현장에서 최우선으로 강조해야 하는 사항은 안전이다. 안전한 환경이 있어야 실적도 내고 성장도 가능하다.

기업도 결국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개인이 아닌 구성원들이 함께해야 의미가 있다. '혼자 가는 열 걸음이 아닌 열 사람의 한 걸음'의 가치를 생각한다. 소통하고 서로 공감대를 갖는 조직이 탄탄하게 성장할 수 있다. 최근 성과급 지급도 확정했다. 동기부여를 위해 일정한 성과를 이루면 직원들에게 보상을 줄 방침이다.

▶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 사업하는 사람들은 숫자로 평가받기 마련이다. 단기간 내 매출 5천억원, 1조원을 달성하고 그 이후에 새로운 목표를 제시하고 싶다. 우선 현재에 충실하고 싶다. 후회없이 열심히 일하고 직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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