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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금리인하는 시기상조"…금리 인하는 언제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5회 연속 기준금리 3.50%로 동결하면서도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은 끝났다'는 인식은 경계하는 메시지를 내놨다.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최근 국내 가계부채 급증이 새로운 변수로 등장한 탓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원 6명 모두 연 3.75%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다"며 "금리 인하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금통위는) 연말까지 금리 인하보다는 인상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연 3.75%까지 가능성을 열어둬야 하는 이유와 관련 "잭슨홀 미팅,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미국의 통화정책에 따라 외환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에 따라 물가 변동성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결정도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연준이 추가로 금리를 올리면 미국 기준금리 상단은 5.75%가 돼, 양국 금리차는 2.25%포인트(p)까지 벌어진다. 자금 유출 우려 등 외환시장의 불안을 자극할 수 있는 변수다.

이와 함께 이 총재는 "국내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되는지 유의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 금통위도 이번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향후 면밀히 점검해야 할 변수로 지난달까지는 없던 "가계부채의 증가"를 명시했다.

실제로 올 2분기 가계 빚이 1분기보다 9조5천억원 불었다(매일신문 23일 자 10면 보도). 높은 금리에도 가계 빚 감소세가 불과 두 분기 만에 끝난 것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14조1천억원 늘어 직전 분기에 이어 최대 잔액 기록을 또 경신했다. 증가 폭도 1분기(4조5천억원)의 3배를 웃돌았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 급증 원인에 대해 "금리가 떨어질 것이란 예측이 많아진 가운데 집값이 바닥을 쳤으니깐 대출을 받자는 인식이 확산됐다"면서 "우리나라는 10여 년간 금리가 낮았지만, 또다시 낮은 금리로 갈 것이라는 예상에 집을 샀다면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시장에서도 금리 인하는 내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도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은 빨라야 내년 2분기"라며 "금통위원들이 고려하고 있는 최종 기준금리가 3.75%라고 언급하는 점과 올해 마지막 금통위가 11월에 열리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내년 2분기는 돼야 너무 높은 기준금리를 정상화시킨다는 관점에서 금리를 서서히 인하하는 기조로 전환할 것으로 보여 한은도 금리를 동결하다 내년 2분기쯤 금리 인하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선 중국발 경제 위기가 현실로 나타나면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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