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8말9초 트리플 태풍' 11호 하이쿠이 "남해안 상륙 시나리오도…"

기상청 27일 오후 11시 발표 11호 태풍 하이쿠이 발달 예상 19호 열대저압부 예상경로
기상청 27일 오후 11시 발표 11호 태풍 하이쿠이 발달 예상 19호 열대저압부 예상경로

'11호 태풍 하이쿠이'의 발생이 임박했다.

8말9초(8월 말~9월 초)에 무려 3개 태풍이 공존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11호 태풍 하이쿠이가 3개 태풍 중 한반도행 가능성, 다시 말해 '가을 태풍'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아울러 지난해 발생해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끼친 '11호 태풍 힌남노'와 '생일'이 같을 전망이다.

경로까지 비슷할 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현재 한반도행 가능성을 언급하는 예상 모델도 나왔다.

▶우리 기상청은 27일 오후 11시를 기해 11호 태풍 하이쿠이로 발달할 예정인 19호 열대저압부 예상경로를 업데이트했다.

앞서 태평양 북마리아나제도 인근에 나타난 93W 열대요란에 대해 기상청은 27일 오전 11시 40분을 기해 19호 열대저압부로 명명했다. 이에 대해 24시간 내로 11호 태풍 하이쿠이로 발달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기상청은 빠르면 28일 오전 5시 업데이트 또는 그 이후 28일 중 발표하는 업데이트에서 11호 태풍 하이쿠이 발생 소식을 알릴 것으로 보인다.

일단 11호 태풍 하이쿠이는 완만한 북서진을 진행, 9월 1일 일본 오키나와 본섬 관통을 눈앞에 둘 전망이다.

이미 타이완행(8월 30~31일) 경로를 확정한 '9호 태풍 사올라', 29일쯤 일본 본토 동쪽 먼 해상에서 소멸, 즉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될 전망인 '10호 태풍 담레이'와 비교하면, 한반도행 가능성을 좀 더 높게 따져봐야 하는 태풍이다.

미국기상청(GFS) Ensemble(앙상블) 모델 11호 태풍 하이쿠이 예상경로
미국기상청(GFS) Ensemble(앙상블) 모델 11호 태풍 하이쿠이 예상경로

▶9월 1일 이후의 '좀 더 변동성이 큰' 11호 태풍 하이쿠이 예상경로를 보면, 미국기상청(GFS) 모델의 Ensemble(앙상블) 모델이 현재의 완만한 북서진을 거의 정북진으로 꺾은 제주도 서쪽 해상 및 남해안행을 유력하게 전망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서쪽 대만과 중국 동해안부터 동쪽으로 우리나라 서해 및 남해안, 그리고 일본 큐슈~시코쿠~혼슈 간사이(오사카, 교토) 지역까지 꽤 넓은 범위의 '경우의 수'가 펼쳐져 있다.

현재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모델은 태풍 하이쿠이가 중국 동해안을 잇따라 스칠 것으로 본다.

그런데 미국기상청(GFS) 모델에서는 태풍 하이쿠이가 좀 더 동쪽에서 움직여 9월 4일 중 오키나와 열도 북동쪽을 지나고, 9월 5일에는 일본 큐슈 서쪽 해상에 바짝 붙어 북상, 9월 6일 새벽에 제주도 동쪽 해상을 지나 같은 날 오전 4시쯤 전남 여수와 경남 남해 사이, 즉 남해안 정가운데를 지나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본다.

미국기상청(GFS) 모델 예상 11호 태풍 하이쿠이 9월 6일 오전 4시 위치
미국기상청(GFS) 모델 예상 11호 태풍 하이쿠이 9월 6일 오전 4시 위치

비슷한 한반도 상륙 수순은 최근 6호 태풍 카눈이 8월 10일부터 우리나라를 남에서 북으로 관통하며 보여준 바 있다.

태풍 카눈의 한반도 남→북 관통은 태풍 관측 이래 사상 최초 기록이었는데, 이런 기록이 같은 해 한 차례 더 쓰여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

물론, 아직까지 이들 예상 모델들은 태풍 하이쿠이 진로의 예상 범위 정도만 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본기상청 28일 0시 발표 (왼쪽부터)9호 태풍 사올라, 11호 태풍 하이쿠이 발달 예정 19호 열대저압부, 10호 태풍 담레이 예상경로
일본기상청 28일 0시 발표 (왼쪽부터)9호 태풍 사올라, 11호 태풍 하이쿠이 발달 예정 19호 열대저압부, 10호 태풍 담레이 예상경로

▶28일 중 11호 태풍 하이쿠이 발생이 임박한 데 따라, 이날을 포함해 일시적으로 '트리플 태풍', 즉 3개 태풍이 동아시아 바다에 공존하는 흔치 않은 기록도 작성될 것으로 보인다.

9호 태풍 사올라, 11호 태풍 하이쿠이, 10호 태풍 담레이가 좌표상 서에서 동으로 늘어선 모습이 기상당국 일기도를 통해 확인될 전망.

다만 사올라와 담레이는 이제 슬슬 소멸 수순으로 가고 있는 반면, 하이쿠이는 막 몸집을 키우기 시작했다는 게 차이점이다.

예상경로 역시 사올라와 담레이는 거의 정해졌으나, 하이쿠이는 동북아로 오는 태풍의 주요 길목인 오키나와 바로 앞까지만 윤곽이 나왔고, 그 이후는 불확실한 게 차이점이다.

9호 태풍 사올라는 현재 필리핀 북동쪽 해상에서 북서진 경로를 밟아 대만을 관통할 전망이다. 강도 '매우강' 상태에서 대만 관통 후 강도가 '강'으로 한 단계 하락하고, 이어 중국 푸젠성 일대에 상륙한 후에는 강도가 더욱 하락, 이후 내륙에서 소멸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태풍은 연료인 수증기가 바다에 비해 적은 육지를 거치며 세력이 급격히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10호 태풍 담레이는 한, 중, 일 등 동북아 각국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은 채 태평양 먼 바다에서 태어나 빨리 죽는다. 29일 중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될 전망이다.

이와 비교, 늦게 태어나는 11호 태풍 하이쿠이는 오키나와 관통 전까지의 예상경로만 각국 기상당국이 밝히고 있는 상황이고, 다른 예상 모델들의 경우 앞서 언급한대로 미국기상청 모델이 9월 6일 새벽 남해안 상륙을 예상하는 등 한반도 또는 그 주변을 중심으로 경로를 내다보고 있다.

하이쿠이(HAIKUI)는 태풍위원회 14개국 중 중국이 제출한 명칭으로, '말미잘'을 뜻한다. 한자로 쓰면 海葵(해규).

한편, 비슷한 8말9초 시기에 올라온 대표적 가을태풍 사례는 딱 이맘때인 지난해 8월 28일 발생, 우리나라 동남권에 속하는 경북 포항·경주를 비롯해 부산·울산·경남 남해안 일대 및 길목이었던 제주도를 강타, 많은 인명 및 재산 피해를 낸 후 9월 6일 소멸한 11호 태풍 힌남노가 있다.

이때와 비슷한 관심도가 딱 1년 후 넘버링도 같은 11호 태풍 하이쿠이에 쏠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2022년 8월 28일~9월 6일 11호 태풍 힌남노 실제 이동 경로. 기상청
2022년 8월 28일~9월 6일 11호 태풍 힌남노 실제 이동 경로. 기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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