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최초로 동성 커플의 임신 사실을 알렸던 김규진(32) 씨가 출산 소식을 밝혔다.
김규진 씨는 지난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출완(오늘 출산 완료라는 뜻)'이라는 글과 함께 병원에서 사진을 올리며 딸 '라니'를 출산했다고 밝혔다.
김규진 씨는 "그저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에 사는 어린이로서 안전하게 컸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또 딸이 '왜 넌 엄마가 2명이야'라는 질문을 받게 된다면 "네가 속한 곳은 엄마가 둘인 가정이고, 엄마들은 너를 너무너무 원했기 때문에 중요한 결정을 한 거다. 이건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 이야기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규진 씨는 동성 배우자 김세연(35) 씨가 탯줄을 자르고 병원 서류 관계란에 '배우자'라고 표시하는 등 동성부부임에도 보호자의 역할을 다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세연 씨도 "(딸이) 서로를 존중해줄 수 있는 사회에서 컸으면 좋겠다. 이혼 가정이든 재혼 가정이든 조무보 가정이든 가족의 모습은 다양하다"며 "다양성에 대한 공개적인 토론이 가능한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들 부부는 지난해 12월 벨기에의 한 난임병원에서 기증받은 정자로 인공 수정을 통해 임신했다. 한국에서 시술받는 것도 고려했으나, 대한산부인과학회 윤리지침상 "정자 공여 시술은 법률상 혼인 관계에 있는 부부만을 대상으로 시행한다"고 되어 있기 때문에 국내 시술은 포기했다.
김규진 씨와 김세연 씨는 2019년 미국 뉴욕에서 혼인 신고를 하고, 같은 해 11월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리며 정식 부부가 됐다. 이들은 2020년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라는 에세이로 출간되어 화제가 된 바 있다.
두 사람은 한국에서 법적 부부가 아니기 때문에 부모나 부부로서 법적인 보호나 혜택을 받을 수는 없다. 따라서 김규진 씨는 출산 휴가에 들어가지만, 배우자 김세연씨는 육아휴직이나 출산휴가를 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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