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청이 코로나19로 지친 직원들을 위해 운영하는 '제주 한주살이' 프로그램이 소홀한 사후관리로 비판받고 있다. 1인당 65만원의 예산을 지원하고도 직원들이 부담을 느낀다는 이유로 탐방 보고서 제출은 '선택 사항'으로 두고 있다.
북구청은 격무로 지친 직원들을 위해 4박 5일간 제주도를 탐방하는 '제주 한주살이'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7일 밝혔다. 구청에 따르면 제주 한주살이 프로그램은 코로나19로 해외연수가 중단되자 공무원 노조의 요청으로 지난해 마련됐다.
참가자는 구청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4명 내외 팀을 구성해 계획서를 제출하면 업무성과와 격무부서 등을 고려해 예산범위에 맞춰 정해진다. 지난해 1인당 50만원씩 모두 2천500만원의 예산으로 13팀, 49명이 참여했다.
올해는 예산과 규모가 더 커져 1인당 65만원씩 4천550만원의 예산이 반영됐다. 지난달부터 18팀, 68명이 순차적으로 제주도로 떠나고 있다. 북구청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연차를 심사 기준으로 삼아 직원들의 불만이 있었지만 올해는 그런 기준도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사후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첫 시행 당시 사업에 참여했던 13팀 중 우수사례를 공유한 팀은 3팀에 그쳤다. 북구청이 우수사례 등 구정에 접목할 만한 제안서 제출을 필수가 아닌 선택사항으로 뒀기 때문이다.
다른 지자체들도 코로나19 기간 동안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못했지만 대체 프로그램을 마련한 곳은 없었다. 다만 중구청, 동구청, 서구청, 수성구청 등은 코로나19 유행 이전부터 해외연수와 별개로 국내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으며 벤치마킹 사례 등 필수적으로 연수 보고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장지혁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국민들의 세금으로 정책이 운영되는 만큼 프로그램 운영에 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며 "눈 가리고 아웅식의 연수 프로그램보다는 공무원과 국민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복지 정책이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구청 관계자는 "직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사후 보고서 제출을 선택사항으로 둔 것"이라며 "원래 진행돼오던 해외연수가 아직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아 올해 제주 한주살이에 예산을 반영했다. 부족한 부분은 앞으로도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