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년 장기집권?' 포항시립미술관장 모집에 현 관장 재도전…지역 미술계 뒤숭숭

지난 20일부터 공개 모집…내달 중순쯤 선임 예정
15년째 맡아온 김갑수 관장 또 다시 공모 신청 ‘업무 연속성 VS 디지털 미술시대 변화 필요’

포항시립미술관 전경
포항시립미술관 전경

포항시립미술관의 관장을 뽑는 공개 모집이 진행되면서 지역 미술계가 술렁이고 있다.

15년째 관장직을 이어온 현 김갑수 관장이 또다시 공모에 도전하면서 지역 미술계 내에서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 아무래도 현직이 큰 문제가 없다면 유리하다는 관측 때문에 업무 연속성이냐, 장기 집권에 따른 신진 등용 차단이냐 등을 골자로 주장들이다. 물론 단순히 공모에 응시했다고 해서 연임이 확정된 게 아닌 만큼 동요할 필요가 없다는 말도 있다.

26일 포항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일부터 포항시립미술관장 공개 모집을 진행하고 있으며 다음달 10일 면접을 거쳐 내달 중순까지 최종 합격자를 결정할 계획이다.

아직 공모가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공모에 응시한 인물들에 대한 정보는 공표되지 않았지만, 현 김갑수 관장을 비롯해 지역 미술계 인사 3명이 최종 후보 명단에 오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포항시립미술관장은 기본 2년 임기에 더해 별다른 귀책사유가 없는 한 자동으로 3년의 임기가 연장된다. 한번 임용에 최대 5년까지 직위를 이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김갑수 관장은 2008년 첫 임용됐으며, 3번째 임기 마감인 내달 24일이면 만 15년째 포항시립미술관을 이끈다. 국내 미술계 중 가장 길게 관장직을 이어오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는 9년 6개월의 임기를 마치고 지난 2015년 퇴임한 조일상 전 부산시립미술관장이 두 번째다.

김 관장은 기본적인 미술관 운영 업무 외에도 포항의 대표적 미술축제인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과 '스틸아트 공방'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아울러 오는 2024년 완공 예정으로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포항시립미술관 제2관(예산 241억7천100만원) 건립 상황을 고려했을 때 업무 연속성을 위한 김 관장의 연임에도 긍정적 시각이 있다.

김갑수 포항시립미술관장은 "이런 일로 입에 오르내리는 것 자체가 부끄럽고 죄송스럽다"면서도 "국내 미술관의 역사는 아직 짧고 정립해야 할 것이 많다. 그래도 많은 네트워크와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타 미술관과의 교류를 이끌어 가는 것이 좋지 지자체장이 바뀌거나 이슈에 따라 수장이 바뀌는 것도 미술계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반면, 또 다른 지역 미술계 인사들은 "너무 장기화된 정체로 포항시립미술관이 '우물 안 개구리'가 돼가고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표하고 있다.

지금껏 김 관장이 포항에서만 근무하며 국내외 전시 및 교류 협력에 너무 소홀했으며, 올해로 67세를 맞은 나이를 감안했을 때 21세기 디지털 미술 사조를 따라가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포항지역 한 미술계 관계자는 "타 문화 시설 근무경력이 거의 없는 김 관장이 지금껏 포항시립미술관을 이끌어온 경영 노력을 인정한다"면서도 "현대 미술은 AI와 온라인 등 첨단 디지털로의 전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새로운 관점과 시각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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