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 할머니들의 끝없는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4일 칠곡군 왜관 원도심에서 열린 쩜오골목축제에서 국내 최초로 할매래퍼 '보람할매연극단'과 '수니와 칠공주'그룹들이 실력을 겨루는 배틀 대회가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이번 배틀 대회에는 국내 최정상 가수 래퍼 슬리피가 심사에 나섰다. 이날 슬리피는 칠곡할매래퍼그룹 '보람할매연극단'과 '수니와 칠공주'의 홍보대사에도 위촉됐다.
배틀 대회에 앞서 슬리피는 직접 랩 시범까지 보였고, 할머니들의 인생 이야기가 담긴 랩을 들으며 눈물까지 글썽였다.
또 슬리피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참가해 사용했던 모자를 전달하며 할매래퍼그룹을 응원했다.
칠곡할매래퍼그룹은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뒤늦게 한글을 깨치고 랩에 도전한 할머니들로 구성된 래퍼 그룹이다.
보람할매연극단은 칠곡군 북삼읍 어로1리 할머니들로 구성됐다. 보람할매연극단은 손주와의 소통은 물론 '마음만은 젊게 살겠다'는 생각으로 젊은 층의 전유물인 랩에 도전하기로 하고 지난해 9월부터 맹연습을 했다.
수니와 칠공주는 칠곡군 지천면 신4리 할머니 8명이 지난 7월 결성했다. 평균 연령 85세가 넘는 할머니들은 가난과 여자라는 이유로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아쉬움은 물론 전쟁의 아픔과 노년의 외로움을 표현한 자작시를 랩 가사로 바꾸며 랩을 선보였다. 팬클럽까지 만들어지면서 인기 절정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날 배틀 대회는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무승부로 갈무리됐다.
칠곡할매래퍼그룹 홍보대사를 맡은 슬리피는 할머니들에게 랩을 지도하며 맺은 인연에서 비롯됐다. 김재욱 군수도 슬리피에게 홍보대사를 맡아줄 것을 제안했다.
슬리피는 "칠곡 할머니들을 보면서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섰던 예전의 제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할머니들의 삶과 인생이 담긴 랩이 많은 국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것"이라며 말했다.
김재욱 군수는 "할머니가 랩을 하는 경우도 흔치 않지만, 래퍼 할머니 그룹의 배틀 대회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렸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칠곡을 알리고 아흔이 넘어 랩을 하는 어르신처럼 '국민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가 전달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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