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200석을 가지면 벌어질 일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내년 총선의 압도적 승리를 자신하는 소리가 나온다. 그것도 단독 또는 야권 연합으로 200석을 석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게 현실이 되면 지금도 민주당이 틀어쥔 국회 권력은 완전히 민주당으로 넘어가 말 그대로 '의회 독재'가 출현하게 된다. 대한민국은 자유 민주주의 국가라는 허울의 '다수 독재' 국가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정동영 민주당 상임 고문은 지난 1일 KBC광주방송에 출연해 "수도권을 석권하면 200석 못하라는 법도 없다"며 "수도권도 준비돼 있다는 걸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에서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이탄희 의원도 같은 날 MBC에 출연해 "우리 당의 최대 목표는 (국민의힘을) 100석 이하로 최대한 내리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대 총선 전에 새누리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고무돼 180석 석권을 호언한 적은 있지만 지금까지 어떤 정당도 200석 석권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다. 그만큼 200석은 어렵다. 자칫 오만으로 비쳐 대패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이를 공언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이 심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런지, 그래서 민주당이 200석을 할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민주당이 200석을 하면 지금까지 보지 못했거나 일어나서는 안 될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민주당이 168석을 무기로 어떻게 폭주해 왔는지를 되짚어 보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방탄 국회, 위헌 입법 폭주, 국무위원 탄핵 남발 등 지금까지의 폭주는 맛보기에 불과할 것이다.

200석이면 '재적 의원 3분의 2 찬성'(200명)을 충족해야 하는 안건은 모두 통과시킬 수 있다. 개헌도, 대통령 탄핵도 할 수 있다. 그동안 민주당에서 몇 번 나왔던 윤 대통령 탄핵 얘기가 실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탄핵이 아니라도 대통령의 법률 거부권을 무력화해 대통령을 '식물'로 만들 수 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도 국회에서 200명 이상 찬성으로 재의결하면 되기 때문이다. 무서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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