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당내 주류 세력을 정조준해 수도권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를 권유했지만 인적 쇄신 대상으로 지목된 인사들은 "노 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일각에선 혁신위가 당에 초현실적인 요구를 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 임명은 옹호하며 '선택적 혁신'을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치권에선 인 위원장이 당 지도부 및 중진,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을 향해 수도권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를 요구한 데 대해 공식 혁신 안건으로 채택되지 않았음에도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수준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
특히 인 위원장이 "정말 대통령을 사랑하면 험지에 나오고, 그렇지 않으면 포기하라"고 한 압박은 지도부, 중진 의원뿐만 아니라 당내 주류 세력인 친윤계까지 대거 외통수로 몰아넣었다는 분석이다. 인적 쇄신의 수위와 대상에 있어 찬반 논쟁에 부딪혀 재논의 대상이 된 '3선 초과 연임 금지'보다 파급력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이다.
사상 초유의 주류 물갈이론에 쇄신 대상으로 지목된 이들은 말을 아끼고 있다. "총선 승리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불출마든 험지 출마든 당에서 요구하는 대로 따르겠다"고 한 이용 의원을 제외하면 대다수가 "노 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인요한 혁신위에 전권을 위임한 김기현 대표도 "제안이 오면 검토하겠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 중이다.
다만 당내에선 인 위원장의 파격 쇄신론을 두고 현실 정치를 고려하지 않은 초현실적 요구라는 불만이 팽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진정성과 아마추어리즘 사이에서 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현 불가능한 얘기를 하며 당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것 아닌가 우려스럽다"며 "난사해 놓고 혁신위 임기가 종료돼 떠나버리면 뒷수습은 또 당이 해야 한다. 인 위원장 말대로 인적 쇄신이 이뤄지면 소는 누가 키우느냐"고 말했다.
일각에선 인 위원장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로 사무총장에서 물러난 후 인재영입위원장에 임명된 이철규 의원을 감싸는 데 대한 비판도 나온다. 인 위원장은 친윤계 핵심인 이 의원이 인재영입위원장에 임명된 데 대해 "나는 만세 불렀다"며 "너무 사람 싸잡지 말고 좋은 면을 보라"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도부, 중진, 친윤 모두 다 희생하라면서 정작 인재영입위원장 인선은 감싼다. 당연히 혁신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인 위원장이 핵심을 겨누지 못하는 '선택적 혁신'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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