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한 중학교의 급식실 환기시설이 부실 공사로 종사자들이 피해를 겪었으나, 이에 대한 교육당국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9일 오전 10시 대구시교육청 본관 앞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 대구지부는 '대구시교육청 환기시설 부실 공사 방치 규탄 및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동구 신서동에 있는 강동중학교는 지난 2021년 3~8월 시교육청의 현대화공사를 통해 급식실 환기시설(후드)을 교체했지만 환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해당 학교에서 2년 이상 일한 조리실무원 A씨는 "튀김과 전을 동시에 조리하는 날엔 특히 숨이 막히고 눈이 따가울 정도로 환기가 이뤄지지 않았고, 연기 때문에 추운 겨울에도 창문을 열고 일해야 했다"며 "학교 측에 이를 여러 번 호소했으나 개선된 것은 없었다"고 토로했다.
학비노조 대구지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시교육청은 전 학교를 대상으로 후드를 조사했으나 강동중의 후드 고장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당시 점검 나온 교육청 담당자는 후드는 확인해보지도 않은 채 '창문을 열면 환기 성능에 방해가 된다'고 말할 뿐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6월에도 단체로 학교장에게 환기가 안 된다고 성토했고, 그 다음 날 학교는 업체 점검을 통해 베기휀 역회전을 발견하고 수리했지만 이후에도 환기는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공사를 총괄하는 시교육청은 공사 후 2년이 지난 올해 6월에서야 이 사실을 알고 현장 확인 뒤 감사를 실시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감사 이후 역회전을 바로 잡은 뒤에도 환기가 안 된다는 민원이 이어졌고, 이에 따라 강동중은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후드 재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강동중 학생들 급식은 외부 업체를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급식종사자들은 재공사 기간동안 평균임금의 70%만 받으며 휴업 중이다.
마지막으로 학비노조 대구지부는 "환기시설 공사와 점검을 철저히 해야 할 시교육청이 책임을 다하지 못해 급식종사자들이 2년간 발암물질인 조리흄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등 신체적·경제적 피해를 입게 됐다"며 급식종사자들에 대한 건강관리 계획 수립과 휴업 기간 중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에 대한 보상책 마련 등을 시교육청에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학교 자체 점검과 교육청 차원의 합동점검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오는 2027년까지 지역 462개교의 급식실 환기설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또한, 강동중 급식실 현대화공사 후 종사자들의 근무 환경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었고, 강동중은 공사업체에 수차례 확인 및 점검을 요청했으나 업체에서도 명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며 "지난 6월 강동중에서 전문업체에 정밀 점검을 의뢰한 결과 전기배선 연결 오류로 배기휀이 역방향으로 회전하는 것을 확인하고 보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해당 공사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담당 공무원과 급식실 환기시설에 대한 적극적인 점검 및 보수 노력을 다하지 않은 강동중, 교육청 관련 부서에 대해서는 징계 등 처분을 조치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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