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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레지스탕스’ 이준석, 저항의 대상부터 명확히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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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레지스탕스가 무기와 병력이 충분해서 맞선 것이 아니다. 선명한 목표와 명분이 있어서 힘을 낸 것"이라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에서 이준석·유승민 바람은 전혀 불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한 데 대한 대응 격이다.

이 전 대표가 생각하는 레지스트(Resist·저항) 활동에는 몇 가지 궁금증이 따른다. 우선 레지스탕스의 '나치'라는 주적에 상응하는 구체적 저항 대상이 모호하다. 현재까지 주로 대통령과 측근을 저격했던 것으로 봤을 때 여권을 나치로 보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올 법하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를 만들어 낸 주역 가운데 한 명이 바로 이 전 대표라는 점에서 보면 그럴 수는 없어 보인다. 오히려 거대 야당 이재명 대표를 상대로 각을 세워야 하는데 이 같은 행보도 보이지 않아 혼란스럽다. '선명한 목표와 명분이 레지스탕스의 동력'이라고 설명한 이 전 대표이지만 자신의 레지스트 활동의 칼끝에 정확히 누가 자리하고 있는지는 현재로선 분명해 보이지 않는다.

활동 무대도 국민의힘일지, 탈당을 통한 제3지대일지도 모호하다. 총선까지는 5개월 남짓이다. 그동안 중앙당과 시도당을 출범하고 발기인 대회, 중앙당 지도부 구성과 인재 영입을 통한 공천 작업까지 마치려면 갈 길이 멀다. 신당설의 근원은 지난해 7월 이 전 대표의 당원권 정지다. 그때부터 역순해 보면 총선까지의 물리적 시간은 이미 4분의 3이나 흘렀다. 이 정도면 신당의 밑그림은 물론 일부 인선까지 드러나야 하지만 여전히 안갯속이다.

정치인이라면 자신의 정치 철학을 압축시켜 공개하고 평가를 기다려야 한다. 모호한 정치 행보나 그 결과를 추론하고, 과정 속에 얽혀진 복잡한 역학 관계까지 공부해 가며 지지하는 행위는 전문가들의 몫이다. 불경기 속에 복잡한 정치 셈법까지 연구해 달라고 숙제를 던져 주는 정치인이라면, 대중들로선 외면하기 쉽다. 이 전 대표가 신당에 진심이라면 창당과 관련한 구상을 빠짐없이 서둘러 공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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