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국민의힘 혁신위 사실상 ‘빈손’, 대체 뭐 하자고 구성했나

국민의힘 당 지도부와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4일 당 지도부 및 중진·친윤 의원들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촉구 안건의 최고위원회 상정 여부를 놓고 입씨름을 벌였다. 당 지도부는 안건이 회의에 올라오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혁신위는 안건 보고를 요청했다며 7일 재상정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논쟁이 일어난다는 것은 당 혁신위가 사실상 '빈손 해산' 수순에 들어갔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혁신위가 내놓은 안이 대부분 '거부'되자 인 위원장은 얼마 전 자신을 공천관리위원장에 임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기현 대표는 "인 위원장이 공관위원장이 되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활동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일축한 바 있다. 인 위원장이 앞서 내놓은 혁신안들이 그의 '욕심에서 비롯됐다'는 뉘앙스가 담겨 있었다고 본다.

사람 속을 알 수는 없지만, 인 위원장이 국회의원이 되고 싶어서 또는 공천권을 쥐고 싶어서 혁신위원장을 맡았거나 공관위원장 자리를 요청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는 국민의힘을 혁신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는 데 기여하고 싶었을 것이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지난 대선 승리가 온전한 승리가 아니라 행정부 권력을 접수하는 '반쪽 승리'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내년 총선을 '나머지 절반의 대선'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거대 야당에 막혀 윤석열 정부가 뭐 하나 제대로 추진할 수 없는 모습을 보면 합리적인 인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국민의힘 지지층에 총선 승리는 절실하고, 승리하자면 당이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믿는다. 그들이 인요한 혁신위에 기대를 거는 것은 그 때문이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인 위원장의 다소 과격한 제안을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혁신위 안이 물거품이 되고, 인 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제의마저 무위로 결론 난다면 '혁신위를 꾸린 이유가 대체 뭐냐?'는 비판은 물론이고, 내년 총선 가도에서도 커다란 난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당 중진·친윤 의원들의 희생과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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