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문치사 징역 5년 복역에 공천 부적격 정의찬 "이의신청"…이재명은 "실수"

더불어민주당 정의찬 당 대표 특보가 15일 총선 후보 검증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 특보의 학생운동 시절 민간인 고문치사 사건 논란으로 총선 후보자 심사 적격 판정을 뒤집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의찬 당 대표 특보가 15일 총선 후보 검증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 특보의 학생운동 시절 민간인 고문치사 사건 논란으로 총선 후보자 심사 적격 판정을 뒤집었다. 연합뉴스

과거 학생운동 시기에 민간인 고문치사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정의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특별보좌역(특보)이 내년 22대 총선 후보자 검증 심사에서 앞서 당으로부터 적격 판정을 받았다가 해당 전과 이력으로 다시 부적격 판정을 받자, 이의 신청을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원회는 전날인 14일 공지한 2차 검증 적격 판정자 95명 명단에 정의찬 특보를 포함시켰다.

그러나 이후 정의찬 특보의 민간인 고문치사 사건 실형 전력이 도마에 오르자, 이튿날(15일) 재검증을 실시, 부적격 의결했다.

'예외 없는 부적격 사유'에 해당된다는 것인데, 이 기준은 강력범죄·성폭력·음주운전·가정폭력·아동학대·투기성 다주택자 등을 포함한다.

이날 오전 검증위원장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수석사무부총장은 언론에 "워낙 자료들이 많아 분리하다가 놓쳤다. 언론에서 만약 (지적을) 안 해줬으면 그냥 넘어가는 것이다. 지금 (기사를) 보고 '이거 큰일 났다'고 해서 다시 논의하겠다고 했다"고 했고, 이어진 재검증에서 정의찬 특보에 대한 적격 판정을 부적격으로 뒤집었다.

▶이재명 대표도 정의찬 특보 검증 통과에 대해 "재논의를 해 처리해야 될 사안이다 규정을 잘못 본 업무상 실수가 아닌가 싶다"며 판정 번복에 손을 들어주는 뉘앙스를 나타냈다.

사실 정의찬 특보는 앞서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기 경기도 산하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사무총장으로 임명됐고 지난 대선 땐 이재명 캠프 선거대책위 조직본부팀장을 맡았던 데다, 지금도 이재명 대표를 보좌하는 직함을 갖고 있는 등 이재명 대표 측근으로 지속해 일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이재명 대표가 정의찬 특보의 총선 출마 자격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언급('재논의 처리해야' '업무상 실수' 등)을 하며 일종의 '손절'을 에둘러 표현한 상황으로도 분석되는데, 검증위 역시 같은 맥락의 결과를 내놓은 것.

▶하지만 정의찬 특보는 적격 판정이 부적격으로 바뀌자 즉각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검증위의 부적격 검증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며 이의 신청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규에 따르면 48시간 내로 이의를 제기, 이에 대해 이의신청 처리위원회가 재심사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면 이를 최고위원회에 보고하고 최고위가 재심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그는 당시 사건에 대해 선을 긋는 설명을 내놨다. 정의찬 특보는 "(민간인 고문치사 사건) 현장에 있지도, 폭행을 지시하지도 않았다"면서 "2002년 무리한 공안 사건으로 분류돼 특별사면·복권을 받았다. 사건 당사자들에게 자행된 수사 당국의 회유, 협박, 폭행, 강압 수사를 괴로워하다 남총련(광주·전남대학총학생회연합) 의장으로서 최종 책임을 졌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이는 당시 언론 보도에서 정의찬 특보가 직접 폭행에 가담했다(동아일보 1997년 7월 15일 자 '이종권 씨 폭행치사 남총련 의장도 가담' 등)고 전한 것과 배치된다.

이어 정의찬 특보는 "사면·복권을 받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검증위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당시 학생운동 책임자라 모든 것을 책임진 것이라고 말했고 사면·복권 자료도 다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정의찬 특보는 1997년 한국대학생총학생회연합(한총련) 산하 남총련 의장이자 광주 소재 조선대 총학생회장으로 있던 당시 같은 광주 소재 전남대에서 발생한 '이종권 고문치사 사건'으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6년, 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남총련 간부들이 전남대 재학생 행세를 하던 이종권 씨를 경찰 프락치로 몰아 고문을 하고 폭행한 끝에 숨지게 한 것은 물론, 범죄 사실을 숨기려 한 사건이다.

정의찬 특보는 이후 김대중 정부 때인 2002년 특별사면 및 복권됐다.

▶이처럼 사면 및 복권을 받았음에도 이번과 닮은 논란이 앞서 한 차례 불거진 바 있다. 다시 이재명 대표와 연결고리가 만들어지는데, 바로 경기도 산하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사무총장 임명 때다.

2021년 8월 한 언론 단독 보도에서 그가 4개월 전인 2021년 4월에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사무총장에 임명된 사실 및 이종권 고문치사 사건을 함께 언급하며 비판했다.

해당 보도가 나간 후 정의찬 특보는 곧장 사표를 냈는데, 이때와 달리 이번엔 사면·복권된 사실 등을 근거로 이의 신청을 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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