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 '악취 저감 대책' 보강…"염색산단 이전 2년 앞당긴다"

하수처리장 2030년에 지하화…폐수처리장 산단 이전 후 폐쇄
주민 요구 악취관리지역 지정은 빠져
市 "이미 악취관리지역 수준으로 관리…지정 효과 면밀히 살펴야"

28일 대구 서구 염색산업단지 모습. 대구시는 서북부지역 악취 유발 시설들을 이전하거나 개선해 2030년까지 악취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28일 대구 서구 염색산업단지 모습. 대구시는 서북부지역 악취 유발 시설들을 이전하거나 개선해 2030년까지 악취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28일 오전 10시 30분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대구시가 서‧북부지역 악취저감대책을 발표했다. 발언 중인 김종찬 정책총괄조정관. 대구시 제공.
28일 오전 10시 30분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대구시가 서‧북부지역 악취저감대책을 발표했다. 발언 중인 김종찬 정책총괄조정관. 대구시 제공.

대구시가 지난달에 이어 또 다시 서구 악취 저감 대책을 발표했다. 염색산단 조기이전 방안을 검토하는 등 앞선 단기 대책과 비교하면 진일보한 해결책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주민들이 요구한 '악취관리지역 지정'은 실효성에 대한 의문 탓에 빠졌다.

28일 오전 10시 30분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대구시는 '서‧북부지역 악취저감대책'을 발표했다. 이곳에 모여있는 악취유발시설을 이전하거나 개선해 2030년까지 악취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게 골자다.

김종찬 대구시 정책총괄조정관은 애초 2032년을 목표로 추진했던 염색산업단지 이전을 2030년까지 조기에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염색산업단지 이전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고, 이 결과에 따라 첨단섬유복합단지를 조성해 다른 지역으로 옮긴다는 구상이다.

악취의 또 다른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는 하수처리장도 2030년까지 지하화가 이뤄진다고 밝혔다. 서구에는 북부‧달서천하수처리장과 염색 1‧2차 폐수처리장 등이 밀집해 있는데, 하수처리장은 서대구 역세권 개발 사업에 포함돼 지하화가 추진되고 있고 폐수처리장은 염색산단 이전 시 폐쇄될 전망이다.

이 밖에도 2030년부터 직매립이 금지되는 달성군 쓰레기매립장은 처리방법을 따로 마련하고, 폐기물 연료화 과정에서 악취가 발생하는 폐기물에너지화시설(SRF)도 전문기관에 위탁한다. 상리음식물처리시설은 기술 진단을 거쳐 악취저감장치를 추가 설치하는 등 시설 운영과 관리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종합대책은 지난달 10일 발표한 단기대책이 실효성 없다는 지적에 따라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서구와 북구 등 일부 지역에서 악취 민원이 폭증하자 대구시는 악취 실태조사를 의뢰하고 불시 단속하는 등 대책 마련하겠다고 했다. 반면 주민들은 이미 실효성 없었던 대책을 반복하는 것이라며 근본적 해결책을 요구했다.

이날 발표된 대책에서도 그간 주민들이 집회를 열며 요구해 온 악취관리지역 지정 내용은 빠졌다. 대구시는 악취관리지역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당장 지정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형재 대구시 환경수자원국장은 "악취관리지역 반대하는 주민들도 있고, 실제 관리 책임이 있는 서구청의 동의와 요청도 필요하다. 지정 요건에 해당한다고 대구시가 일방적으로 지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이미 악취관리지역 지정과 비슷한 수준으로 염색산단 등을 관리하고 있기에 실제 지정 효과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구 주민들은 이번 종합대책에 염색산단 이전 등 근본적 해결책이 포함된 것은 만족스럽지만 악취관리지역 지정 등이 빠진 것엔 유감을 표했다.

서구 평리동 주민 조용기(35) 씨는 "2030년까지면 염색산단 이전까지 아직 7년이나 남았는데 그동안 주민들의 고통은 어떻게 하나. 악취관리지역 지정까지 실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악취 저감 시설을 설치하고 수백억원 예산을 투입한다는데 정작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체감이 어렵다. 시 차원에서 주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서구청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접수된 악취 민원은 1만3천369건에 달한다. 지난해 총 173건이었던과 비교하면 77배가 넘는 수준이다.

대구 서구 등에 모여있는 악취유발시설. 대구시는 이 시설들을 이전하거나 개선해 2030년까지 악취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 제공
대구 서구 등에 모여있는 악취유발시설. 대구시는 이 시설들을 이전하거나 개선해 2030년까지 악취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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