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힘있는 중진이냐 참신한 신인이냐…대구 서구 [4·10 총선 격전지 속으로]

대구 서구 선거구는 서대구역 개통으로 대구 서남부권 관문이자 철도 교통의 허브로 떠올랐다. 4·10 총선에선 현역의 김상훈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같은 당 성은경·이종화 예비후보, 무소속의 서중현 예비후보가 경쟁에 돌입했다. (기사·사진 가나다순)

◆힘있는 중진이냐 참신한 신인이냐

4선에 도전하는 김상훈 의원은 "서대구 KTX의 개통에 이어 곧 역세권 개발 사업이 시작되는데, 순환전철의 서대구 경유와 함께 서구의 도약을 기대할 수 있는 중요한 사업을 초보운전자에게 맡기기보다 다선의원으로 더 큰 변화를 기약할 수 있는 후보의 선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재선 대구 서구청장 출신의 서중현 예비후보는 "서구가 가장 낙후되었기에 국회의원의 참모습을 실천으로 보여드리고 싶다"며 "어떤 당 후보에게 무조건 찍어주게 되면, 공천권을 가진 중앙만 바라본다. 지역과 국가발전을 위해 진정으로 일할 일꾼에 대한 이성적 판단이 요청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을 지낸 성은경 예비후보는 "윤석열 정부가 나라의 미래를 위해 추진하는 야심 찬 정책들이 거대 야당의 반대와 발목잡기로 인해 번번이 좌절되는 현장을 직접 목격하고 정치세력의 교체가 시대의 사명이라 생각하고 저의 고향 서구에서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대구시 경제부시장 출신의 이종화 예비후보는 "경제부시장으로서 대구시 일을 열심히 챙겨줄 국회의원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서구는 특히 해묵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가장 일을 잘 할 수 있는 국회의원이 필요한 지역이 서구라고 판단해 출마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선 현재까지 출마자가 없는 상태다.

◆중진 희생론에 관심 집중

서구는 내리 3선을 한 김상훈 의원이 중진 희생론을 넘어설 수 있느냐에 관심이 집중된다. 지금까지 5선의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구갑)과 같은 3선의 윤재옥 원내대표(대구 달서구을)와 더불어 중진 육성론으로 대항 논리를 펴왔지만, '한동훈 비대위' 출범 이후엔 누구도 중진 거취와 관련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는 분석이다.

최근 김 의원은 공정선거제도개선특위 위원장으로서 부정선거 의혹 사전 차단을 위한 수검표 도입을 이끌어낸 한편, 정치개혁특위 여당 간사로서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와 관련해 대야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당 지도부와 접촉면이 대폭 확대된 것이 공천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3선 임기 동안 당 대표와 최고위원, 원내대표 등 선출직 당직에 과감히 도전하지 않는 등 "존재감이 약하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는 건 약점으로 지적된다.

김 의원은 "전당대회나 원내대표 경선에 같은 지역 중진 두 명이 나올 수 없다. 출마하겠다고 먼저 양해를 구해오니 표 분산을 막기 위해 양보한 것"이라며 "도전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동의할 수 없다. 앞으로 기회가 있다면 도전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종화 예비후보는 기획재정부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서 예산, 정책, 국제통상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전문성과 넓은 인적 네트워크가 강점이다. 아울러 가장 최근엔 '홍준표 시정'에서 경제부시장을 지내며 서구는 물론 대구시 전체의 경제 현안을 모두 파악하고 있다고 자신한다.

하지만 부시장 또는 경제관료 출신이 이미 TK 정치권에 상당수 존재하고, 서구 연고가 약하다는 게 약점으로 꼽힌다.

이 예비후보는 "부친 고향이 서구 비산동이고, 여동생 내외가 현재 서대구산단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등 저와 가장 가까운 분들이 서구와 연고가 있다"며 "또 행정부시장·부지사와 달리 경제부시장·부지사 출신이 출마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이밖에 서중현 예비후보는 높은 인지도와 연고가 강점이지만, 잦은 출마로 지역 내 정치적 피로도가 쌓였다는 지적이 있다. 첫 출마인 성은경 예비후보는 대통령실 행정관을 역임해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 철학을 공유하는 참신한 '정치 신인'을 자처하지만, 인지도를 끌어 올려야 하는 숙제가 있다.

정치권에선 김 의원이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전략 공천을 받아 국회에 입성했듯이 이번에도 '깜짝 발탁'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서구의 경우 향후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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