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청사 건립두고 다시 부딪힌 대구시 전현직 수장…권영진 전 시장 기금 사용 두고 책임공방

"기금 썼다고 건립 지연되는 건 합당하지 않아" vs "최대 관건은 재원 마련인데 권 시장이 기금 전용"

권영진 전 대구시장
권영진 전 대구시장

대구시 신청사 건립 지연을 두고 대구시 전‧현직 수장이 다시 부딪혔다. 권영진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재임 시절 신청사 기금 유용으로 청사 건립이 늦어졌다는 주장은 '음해'라고 했고, 홍준표 대구시장 측은 권 전 시장이 사실을 왜곡하고 지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반박했다.

2일 권 전 시장은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장 재임 시절 신청사 건립기금을 유용한 탓에 건립이 지연됐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청사 건립 기금은 필요할 때 시의회 동의를 받아 해제하거나 통합관리기금으로 이전해 일반 예산으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권 전 시장이 재임 중 신청사 기금 1천368억원을 모두 다른 용도로 소진하고 한 푼도 보전하지 않았다'는 김용판 국민의힘 주장에 대한 반박이다.

권 전 시장은 "신청사 기금 1천368억원 중 재난지원금으로 사용한 것은 700억이고 이후 100억원을 상환해 실제로 쓴 금액은 600억원"이라며 "기금을 썼다고 돈이 없어 청사를 못 짓거나 건립을 지연시킨다는 것은 합당한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권 전 시장은 이어 대구시가 유휴부지를 매각해 신청사 건립 기금을 마련하기로 한 데 대해 "부지를 팔 자신이 있는지, 만약 팔리지 않으면 어떻게 (건립기금을 조달) 할 것인지 분명히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이와 관련 정장수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신청사 건립의 최대 관건은 재원 마련인데, 권 전 시장이 2012~2018년까지 7년간 적립한 재원 1천250억원 가운데 668억원을 일반회계를 기금 목적과 상관 없는 다른 사업에 전용했다고 꼬집었다.

정 부시장은 "시는 신청사 건립 재원 마련을 목적으로 2011년 '청사건립기금 설치운영조례'를 만들고 연간 200억원 씩 적립한다는 목표를 세웠고 2018년까지 1천250억원을 적립했다. 권 전 시장은 2018년까지 기금의 668억원을 일반회계로 전환해 전용했고, 같은해 말 기금 잔액은 582억원에 불과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 부시장은 "2019년에는 아예 적립을 하지 않았고, 2020년 200억원을 적립했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대구시가 독자적으로 1인당 10만원을 모든 시민에게 지급하는 '대구희망지원금'을 시행하면서 재원 2천442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2020년 7월 청사건립기금에서 600억원을 재난관리기금으로 뺐다. 12월에는 200억원을 일반회계로 전환하며 2020년 말에는 사실상 청사건립기금이 고갈된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지난 2012년부터 2022년까지 모두 1천850억원을 청사건립기금으로 조성했지만 이 가운데 1천368억원을 기금 목적과 상관 없는 사업에 전용했다는 설명이다.

대구시는 현재 신청사 건립을 위해 유휴재산을 매각 절차를 시작하는 등 재원 마련에 나서며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신청사 건립 문제를 둘러싼 대구시 전‧현직 수장의 충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4일에도 권 전 시장과 홍 시장은 SNS 상에서 신청사 건립 지연 책임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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