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방위산업에 집중하는 구미시, 신산업 전환 성공 모델로

한국형 무기인 '천궁2'와 'K9 전차' 등이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경북 구미시가 'K-방위 체계'의 집적 생산지로 주목받고 있다. 구미에는 130여 개의 방위산업 관련 기업이 있다. 이들 기업의 매출액은 2019년 2조7천억원에서 3년 만에 4조8천억원으로 급증했고, 같은 기간 수주액이 5조원대로 148%나 불어나는 등 전망도 밝다. 코로나 이후 한 지역에서 이 정도의 성장세를 기록한 단일 산업 분야는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1963년 면(面)에서 읍(邑)으로 승격한 구미는 1972년 구미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 척박한 국내 산업 환경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삼성과 LG 등 글로벌 기업이 뿌리내릴 수 있게 토대를 제공했으며, 꾸준히 국가 산업 전체의 10% 정도를 담당하면서 대표적 경제 도시로 자리를 지켜 왔다. 2008년 LG디스플레이가 경기도 파주로 이전하고, 2019년 코로나 사태로 생산성이 급격히 추락하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50년이 넘은 단지 시설이 노후화하고, 수도권 집중화도 심화하면서 구미는 방위산업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구미산단의 터줏대감 격인 금성정밀공업, 삼성정밀과 손잡고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이 탄생하는 데 일조했다. 이들 두 기업은 현재 국내 방산 업계에 없어선 안 될 주요 앵커 기업으로 성장했다.

구미는 지난해 방산혁신클러스터로 지정돼 국방 5대 신산업 분야인 우주, 드론, AI, 반도체, 로봇 등 방산 생태계 지원 분야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됐다. 여기에 유치를 희망하는 방위산업부품연구원이 들어선다면 신생 기업들에 양분을 공급할 수 있는 '방산 인큐베이팅 도시'로서도 거듭나게 된다. 국가 산업의 근간을 담당했던 구미가 방산이라는 신산업을 선택해 성공 가도로 진입한 노하우는 쇠퇴하고 있는 대부분의 지방 도시에 희망을 줄 법하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구미시의 투자와 지원은 일극 중심의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대한민국호에 새롭고 성공적인 지역 성장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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