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란 영사관 타격에 '저항의 축' 발칵…중동 불씨 최고조

시리아 내 이란 영사관에 폭격…쿠드스군 사령관 등 고위급 사망
이란·헤즈볼라 "이스라엘이 모든 책임져야, 응징할 것"
유엔 안보리 회의 소집…위기 고조에 국제유가 5개월만 최고

1일(현지시간) 구조대원들이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시리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 건물에서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날 폭격으로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 간부 등 여러 명이 숨졌다. 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구조대원들이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시리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 건물에서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날 폭격으로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 간부 등 여러 명이 숨졌다. 연합뉴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이 이스라엘군에 폭격당하면서 중동 확전 우려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란은 즉각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선언했고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도 이란의 보복에 동참하기로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이란 영토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격 행위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혁명수비대 고위 간부 등 7명 사망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주재하는 이란 영사관이 1일(현지시간) 낮 12시 17분쯤 이스라엘의 폭격을 받았다.

이란 IRNA 통신과 알 알람 TV는 이날 영사관이 완전히 파괴돼 다수가 사망했다고 전했고, 호세인 아크바리 시리아 주재 이란 대사가 사용하는 관저도 일부 피해를 봤으나 아크바리 대사는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크바리 시리아 주재 이란 대사도 이스라엘이 미사일 총 6기를 영사관을 겨냥해 발사했으며 5∼7명이 숨졌으나 아직 사망자 규모는 확실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번 폭격으로 이란 혁명수비대(IRGC)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인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와 레바논과 시리아의 쿠드스군 부사령관인 모하마드 하디 하지 라히미 장군, 이 지역의 군사작전을 책임지고 있는 호세인 아만 알라히 장군 등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보복 예고…헤즈볼라도 동참

이란은 이번 영사관 폭격에 대해 보복을 예고했다. 이란 국영 언론에 따르면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은 영사관 폭격에 대응할 권리를 갖고 있다"며 "침략자에 대한 대응과 처벌의 방식은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도 공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했다.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은 "다마스쿠스 이란 영사관 공격에 대한 책임은 이스라엘에 있다"며 "모든 국제 협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그는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도 촉구했다.

아크바리 대사도 이스라엘을 겨냥해 "이 정권은 국제법을 존중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팔레스타인의 저항을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해 온 헤즈볼라도 성명을 내고 "이 범죄는 적이 처벌과 응징을 당하지 않고서는 지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현지 시위대가 반 이스라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시리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 건물을 미사일로 타격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 간부 등 여러 명이 숨졌다. 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현지 시위대가 반 이스라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시리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 건물을 미사일로 타격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 간부 등 여러 명이 숨졌다. 연합뉴스

◆유엔 안보리 국제법 위반 논의

유엔 안보리도 대응에 나섰다. 안보리는 2일 오후 회의를 열어 이스라엘의 영사관 폭격이 유엔 헌장과 국제법, 외교 및 영사 시설의 불가침 위반 여부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이란과 밀착해온 러시아도 안보리 회의를 요청하고 이스라엘을 맹비난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에서 민간인 피해가 발생한 위험이 높은 대도시에서 발생한 이스라엘 공격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면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밖에서 도발적인 군사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르단과 파키스탄도 각각 규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몰아세우고 유엔 안보리에 조치를 촉구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폭격했는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익명의 이스라엘 당국자 4명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번 공격을 감행했음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국제유가 쑥…금값도 최고 기록

1일(현지시간) 중동 지역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3.71달러로 전 거래일(3월 28일) 종가 대비 54센트(0.65%) 상승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27일(85.54달러)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국의 산업활동 반등으로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기대도 이날 유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됐다. 러시아의 알렉산더 노박 부총리는 2분기 중 수출보다는 감산에 집중할 것이라고 언급한 점도 공급 우려를 키웠다.

한편 국제 금값은 상승세를 이어가며 종전 최고 기록을 다시 넘어섰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8.70달러(0.84%) 상승한 온스당 2,257.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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