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준혁 "퇴계 이황은 성관계 지존"…안동 유림들 "즉각 사퇴하라"

2022년 2월 출간한 '변방의 역사 2권'에서 언급 알려져
안동유선회, 8일 긴급 모임 '한국 대표 대유학자 명예훼손'
"정치인 기본적 자질 없다. 당장 사퇴하고 선조께 사죄해야"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후보가 자신의 책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후보가 자신의 책에서 '퇴계 이황은 성관계 지존'이라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동지역 유림단체 인사들이 긴급 모임을 갖고 김 후보의 사퇴와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엄재진 기자

제22대 총선에 출마한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경기 수원정)의 과거 발언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가 자신의 책에서 퇴계 이황 선생을 '성관계 지존'이라고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자 유림사회가 사퇴와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8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김 후보는 지난 2022년 2월 출간한 '변방의 역사 2권'에서 퇴계 이황 선생에 대해 "성관계 방면의 지존이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전승된 설화를 보면 퇴계 이황의 앞마당에 있는 은행나무가 밤마다 흔들렸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안동지역 유림 인사들의 모임인 '안동유교선양회'는 이날 저녁 긴급히 모여 조선 성리학 거유인 대유학자 퇴계선생의 명예를 훼손한 김준혁 후보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했다.

모임에는 안동유교선양회 이재업(성균관유도회 경북도본부 회장) 회장을 비롯해 김숙동 안동향교 전교, 김동량 대한노인회 안동시지회장, 이충섭 유도회 안동시지회장, 김병상 안동청년유도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유림단체 인사들은 "퇴계 이황 선생은 조선 성리학을 완성시킨 우리나라 대표적 유학자로 선생의 가르침과 삶의 모습이 현대인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는 인물"이라며 "나라 일을 하려는 정치인으로서의 자격 미달"이라고 비난했다.

이재업 안동유교선양회 회장은 "퇴계선생은 검소한 음식과 절제된 생활로 후학들에게 존경을 받았다. 특히, 활인심방을 통해 건강한 삶 속에서 올바른 철학을 수련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한국정신문화의 상징적 인물"이라고 했다.

이들은 "조선의 성리학을 완성한 퇴계 선생의 학문 수준은 안동‧영남을 넘어 전 세계 유학자들이 인정하고 있다. 중국에 공자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퇴계가 있다"며 "퇴계 선생의 진지한 학문연구 정신, 그리고 교육에 대한 열정 아래 서애 류성룡, 학봉 김성일, 대산 이상정 선생 등 유수한 제자들이 배출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안동 유림들은 조만간 도산서원, 예안지역 유림 등을 비롯한 국내 유림인사들과 함께 김준혁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고, 성균관 문묘에 배향된 퇴계 선생을 찾아 사과할 것을 촉구하기로 했다.

김준혁 후보
김준혁 후보

김형동 후보(안동예천·국민의힘)도 성명서를 내고 "김준혁 후보가 퇴계 선생을 모독한 것은 안동시민을 모독하는 것이고, 독립운동의 성지인 안동의 정신을 폄훼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대표가 되겠다며 나선 후안무치한 김준혁 후보의 행태에 대해 저는 안동시민 중 한 사람으로서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한편, 최종수 성균관장과 최영갑 성균관유도회 총본부 회장 등 전국 유림인사들도 조만간 긴급 대책 회의를 거쳐, 문묘에 배향해 모시는 대유학자를 폄훼하는 표현을 강하게 비판하고 사퇴와 사과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김준혁 후보는 앞서 '유치원의 뿌리는 친일의 역사에서 시작', '이화여대생 미군장교 성 상납',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본군 위안부 성관계' 등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면서 각계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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