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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필라테스시설 운영 부실…강사 임금 체불에 회원 선결제 이후 '수업 중단'

지난 2022년 대구 동구 율하동 한 헬스장이 회원권을 대량 판매하고 잠적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은 당시 해당 헬스장으로 올라가는 문이 잠겨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 매일신문 DB
지난 2022년 대구 동구 율하동 한 헬스장이 회원권을 대량 판매하고 잠적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은 당시 해당 헬스장으로 올라가는 문이 잠겨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 매일신문 DB

지역 내 일부 스포츠 시설이 경영 악화로 영업을 중단하면서 거액의 회원권을 결제해 놓고 사용하지 못하는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대구에서 체인점 형식으로 운영하던 A필라테스 학원은 23일 수업할 강사가 없어 사실상 운영이 중단됐다. A필라테스 체인 2개 점포에서 강사들이 사라진 이유는 임금 체불 때문이다.

A필라테스는 수성구 신매점에 회원 약 140명이고 강사는 5명 규모다. 달서구 용산점은 회원 약 180명, 강사 12명으로 운영해왔다.

그러다 신매점에서 근무하던 5명 가운데 메인인 B강사가 최근 두달 동안 약 470만원정도 임금이 체불됐다고 사직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지난해 5월부터 근무한 B씨는 월급을 받지 못하자 4월 1일부로 출근하지 않겠다고 사장에게 통보한 것이다. 여기에 다른 강사들도 임금 체불을 호소하면서 연쇄 사직 했고 이 때문에 수업이 중단됐다.

B씨는 "두 달 치 월급이 밀렸다. 3월 말에 월급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지 못했고, 돈을 받지 못하면 수업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수업에 안 나가니 그제서야 회원들도 알게 됐다"고 전했다.

메인 강사에 더해 나머지 강사 4명도 임금 체불 문제를 잇따라 제기했다. 강사들이 모두 그만두자 회원들이 수업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소문이 퍼졌고 환불 요구가 빗발쳤다.

회원들은 선결제로 수십 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 이상 금액을 주고 회원권을 끊었으나 제대로 수업을 받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폐강 역시 수업 시작 직전에 통지됐으며 대표에게 환불을 요구했으나 구체적인 환불 시점 없이 '돈을 주겠다'는 정도의 답변을 들었다.

회원 C씨는 "개인수업 30회를 150만원에 끊었고, 9회 남은 상태에서 신년 이벤트 때 30회 105만원을 추가 결제했다. 한 번도 못 쓰고 수업이 중단돼 총 150만원이나 피해를 봤다"면서 "대표에게 따졌더니 '환불하겠다'는 이야기만 되풀이해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한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 회원 D씨는 "A필라테스 대표가 필라테스 기구인 '캐포머, 바렐, 체어'를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려 판매하는 걸 적발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A필라테스 측은 최근 인건비 급등으로 임금 체불이 있었지만, 자금을 마련하는 대로 수습하겠다는 입장이다.

A필라테스 대표는 "임금이 하루 이틀만 밀려도 커뮤니티에 일파만파 번진다"며 "이벤트 결제의 경우 환불이 안 된다는 계약서 상 내용도 있고, 계약서 토대로 원래 금액대에서 이벤트가 차감해서 계산법을 다 따져서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대구 서구의 한 헬스장은 9개월치 수도요금 6천여 만원을 체납한 채 운영을 중단, 100여명의 회원에게 피해를 끼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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