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김천혁신도시 공공기관 직원 A씨는 대전에 살면서 매일 KTX를 타고 출퇴근을 한다. KTX대전역에서 KTX김천역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22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대다수 공공기관이 근무 시간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시행하므로 A씨 경우 아침에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낸 뒤 출근해도 시간이 넉넉하다.
때문에 A씨를 비롯한 상당수 직원들은 김천 이주 대신 KTX를 이용해 출퇴근한다. 심지어 서울에서 출퇴근(1시간 30분 소요) 하는 직원도 꽤 있다.
A씨는 "KTX가 있으니 굳이 이주하지 않아도 출퇴근을 할 수 있고, 수도권의 인프라도 이용할 수 있다"며 "더구나 김천혁신도시의 정주 여건이 수도권에 비해 부족해 이주할 마음이 없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천혁신도시가 내세우는 KTX 등 편리한 교통망이 공공기관 직원 이주에 단점으로 작용하는 사례다.
1일 김천시에 따르면 김천혁신도시는 전국의 혁신도시 10곳 가운데 유일하게 KTX역이 있는 지역이다. 직원들이 KTX에서 내려서 공공기관까지 도보로 이동하거나 차로 몇 분만 가면 근무지에 도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이 같은 KTX는 김천시가 내세우는 사통팔달 교통망 중 단연 1순위다. 덕분에 전국 어디든 2시간 안에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공공기관 직원 및 가족동반 이주 문제를 놓고 보면 물음표가 생긴다.
국토교통부 혁신도시발전추진단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3년 6월 기준 김천혁신도시의 가족 동반 이주율은 57.2%로, 충북(49.6%)을 제외하고 가장 낮다. 편리한 교통망이 오히려 공공기관 직원 이주에는 단점으로 작용한 셈이다.
게다가 학원과 문화시설, 여가·문화시설, 의료시설 등 정주여건과 인프라가 수도권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대다수 직원이 이주를 망설이게 된다. 이주하더라도 직원 혼자 옮겨 사는 경우가 다반사다.
따라서 이 같은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도시 경쟁력을 구축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이를 위해 향후 2차 공공기관 이전 때는 지난 1차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지역 전략산업과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기관이 이전해야 할 전망이다. 또 지자체와 협업해 가족동반 이전 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정책으로 이전 지역의 정착율을 높여야 한다.
혁신도시 관계자는 "혁신도시에 양질의 주택과 공공시설을 공급했으나 공공기관 구성원들의 눈높이를 만족할 수 있는 양적·질적 인프라가 부족하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권과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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