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지자체 축제장에서 부적절한 언행 한 여당 국회의원

한 여당 국회의원이 지방자치단체 축제장에서 야당 국회의원 당선인이 참석한 것을 두고 불쾌감을 드러내 행사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 27일 경북 문경찻사발축제 개막식에서 국민의힘 임이자 국회의원(상주문경)이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용인시정)이 참석해 축사를 한 것과 관련, "변절자를 누가 불렀냐"며 격한 감정을 표출했다. 이 바람에 행사장 분위기가 한때 냉랭했다고 한다.

임 의원이 '변절자'라고 비난한 이 당선인은 2016년 20대 총선 때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재선했으나, 2017년 탈당해 2020년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창당에 참여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 등을 비판하면서 지난 1월 국민의힘을 탈당한 뒤 더불어민주당에 돌아가 22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임 의원은 이 당선인의 윤 대통령 비판, 민주당 복당 등의 행보에 불만을 품고 축제장에서 거친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또 임 의원은 시·도의원들과 함께 행사 중 현장을 떠났다. 이들의 무더기 퇴장으로 내빈석은 어수선했다.

임 의원의 이날 언행은 부적절했다. 문경찻사발축제는 전국에서 방문객이 몰려드는 대한민국 대표 도자기 축제다. 임 의원이 야당 당선인의 참석과 축사에 불편한 감정을 참지 못하고, 주최 측에 이를 따진 것은 중진 의원으로서 바람직하지 못한 처신이다. 꼭 해야 할 말이 있다면 비공개로 하는 방법도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이 당선인은 몇 년 전부터 문경찻사발축제 개막식에 참석해 응원을 했던 사람이다. 축제 주최 측 입장에선 반가운 정치인이다.

축제장에서 정치인이 정치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정치 혐오를 키울 뿐이다. 축제는 화합의 장이다. 아무리 정적(政敵)이라고 해도 대중이 모인 장소에선 서로 손을 잡는 게 정치인의 도리다. 총선의 민심은 새로운 정치, 민생 정치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과 협치를 강조하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영수 회담을 한 것도 국민의 뜻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임 의원뿐만 아니라, 여야 의원들의 신중한 언행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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