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예공화국]<25> 민희진 대표 기자회견, 그 속에 담긴 빅3 기획사 독과점 폐해

초록색 티셔츠에 모자쓰고 욕설과 눈물, 파격 그 자체
‘뉴진스 엄마’ 민 대표의 특별한 공은 하이브도 인정해야
이수만 저물고 방시혁·박진영·양현석의 시대, 빅3 기획사의 그늘

대한민국은 연예 강국이다. 전 국민이 연예인(셀럽)에 열광하고, 어릴 때부터 꿈이 대다수
대한민국은 연예 강국이다. 전 국민이 연예인(셀럽)에 열광하고, 어릴 때부터 꿈이 대다수 '연예인'이다.
민희진 대표의 기자회견은 파격 그 자체였다. 예의없는 부적절한 언행에도 불구하고, 동정여론도 그만큼 높았다. 출처=와이지엔터테인먼트
민희진 대표의 기자회견은 파격 그 자체였다. 예의없는 부적절한 언행에도 불구하고, 동정여론도 그만큼 높았다. 출처=와이지엔터테인먼트

'뉴진스 엄마'라고 불리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기자회견은 파격 그 자체였다. 초록색 티셔츠 차림에 모자를 쓰고 나와서, 어디 포차집에서나 편하게 할 수 있는 말투(욕설)로 모기업인 하이브 임원진(의장 방시혁)을 상대로 날 것으로 반박했다.

민 대표는 의도한 바가 무엇이든 기자회견장에서 예의를 갖추지 못하고, 과격한 욕설을 내뱉은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언론인들과 이를 본 시청자들은 "오죽했으면 저렇게까지 하겠냐?"는 동정 여론이 일었던 것도 사실이다.

인기 걸그룹 '뉴진스'를 걱정하는 팬들도 많았다. 민 대표가 자칫 홀로 모기업으로부터 쫓겨나 다섯 딸과 같이 키운 '뉴진스'와 생이별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거나, 경영진 간의 갈등으로 투자나 활동이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

인기 걸그룹
인기 걸그룹 '뉴진스'를 기획해 탄생시키는데 제일 큰 공로를 한 민희진 어도어 대표. 출처=어도어

◆'뉴진스 엄마' 민희진 대표의 특별한 공 인정해야

하이브(모기업)와 어도어(자회사)의 갈등은 법적 분쟁으로 치달을 듯 하다. 법원의 판단마저 쉽지 않을 정도로 서로의 주장이 팽팽하다. 모기업 입장에서는 여러 레이블(자회사 성격) 중의 하나인 어도어만을 독립된 회사인 것으로 놔두기는 싫었을 것이고, 어도어 측은 '뉴진스'로 인해 벌어들이는 수익의 80%를 모기업이 가져가는 것이 못마땅했을 터이다.

민 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욕을 하고, 분노하고, 눈물까지 흘리는 이유는 수년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 국민 걸그룹 '뉴진스'를 대히트 시킨 대가를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고, 오히려 격려와 칭찬 대신 모기업의 견제와 감시를 받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또 냉정하게 봐야할 부분은 애초에 어도어라는 레이블은 모기업 80%와 어도어 20%로 지분 구조를 정리했기 때문에 이윤 배분 역시 그에 맞도록 해야한다는 측면이 있다,

하이브는 BTS(방탄소년단)라는 월드스타 보이그룹을 배출하면서 승승장구한 아이돌 전문 대형 기획사이지만, 이후 뉴진스와 르세라핌이 대표 아티스트 걸그룹라고 할 만큼 큰 인기를 누렸다.

특히 뉴진스의 탄생에는 민희진 대표의 역할이 막중한 만큼, 공식지분 분배 외에 다른 특별한 혜택을 주는 것이 마땅한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하이브는 법적 다툼으로 민 대표를 내치는 것보다는 적정한 타협안을 마련해 협상하는 쪽으로 끌어안는 것이 상호 간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BTS를 탄생시키며 대한민국 최고의 기획사로 우뚝 선 하이브와 방시혁 의장. 출처=하이브
BTS를 탄생시키며 대한민국 최고의 기획사로 우뚝 선 하이브와 방시혁 의장. 출처=하이브

◆빅3(하이브·YG·JYP) 대형 기획사의 폐해

한 때,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를 이 나라 문화대통령으로 부르기도 했다. 그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대한민국 가요계를 쥐락펴락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고, 이수만은 SM의 모든 지분을 하이브에 넘겨준 후에 경영에서 손을 뗐다. 국내 최고 대학을 나와 이 나라 문화계의 한 시대를 풍미한 1950년대생 이수만의 퇴장과 함께, 1970년대생 CEO들이 급부상했다.

이제 가요계는 빅3 대형 기획사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하이브가 BTS의 성공신화를 바탕으로 레이블 체제로 인기 아이돌의 육성 시스템을 더욱 발전시키며, 앞서가고 있다. YG 엔터테인먼트 역시 세계적인 걸그룹 '블랙핑크'의 인기로 큰 재미를 봤다. JYP 엔터테인먼트는 원더걸스를 시작으로 2PM, 2AM, 트와이스 등 꾸준하게 인기 아이돌을 생산해 내고 있다.

사실상 방시혁(하이브)·박진영(JYP)·양현석(YG) 빅3 기획사 경영자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이 스타 생산 제조기인 셈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이 기획사를 통하지 않고는 가요계에서 큰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증이다.

이런 독과점 구조 속이라면, 빅3의 3인이 황제가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마음만 먹으면, 특정 멤버 하나 쯤이야 쉽게 도태시킬 수 있다. 게다가 수익 생태계에서도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하게 되는 것이다.

빅3의 독과점 체제가 공고화되면, 대형 스타 육성에는 용이할 수 있다. 반면 그만큼 중소 기획사가 힘을 쓰지 못하게 되고, 대한민국 산업구조에 있어 대기업 독과점의 폐해가 문화계에도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연예인(아이돌)을 꿈꾸는 지망생들이 빅3 스타 육성 시스템 안에서 좌절하고, 피눈물을 흘리게 될 것이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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