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평행이론] ‘보수·진보 도플갱어’ 善 이재명박 VS 惡 이재명박

전과 14범(MB)과 4범(JM) 이력, 국민들은 “아이 돈 케어”(I don't care)
MB는 서울특별시장, JM은 경기도지사 때부터 선한 영역 확대
3년 후 이재명 대표 대권 거머쥐며, ‘좌우 도플갱어’ 할 지 주목

역사에는 제법 비슷한 일들이 반복된다. 우연 같은 필연의 '아틀라스 클라우드'(리안 감독의 영화, 불교의 윤회사상 기반)
역사에는 제법 비슷한 일들이 반복된다. 우연 같은 필연의 '아틀라스 클라우드'(리안 감독의 영화, 불교의 윤회사상 기반)
치열했던 2007년 경선 당시의 이명박근혜 후보의 어색한 만남. 연합뉴스
치열했던 2007년 경선 당시의 이명박근혜 후보의 어색한 만남.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보수·진보 '도플갱어'(독일어로 '이중으로 돌아다니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통상적으로 같은 시대와 공간에서 타인은 볼 수 없지만 본인 스스로 자신과 똑같은 대상(환영)을 보는 것을 뜻함)에 주목한다.

둘은 좌우를 대표하는 실용적 정치인으로 뚜렷한 선악이 공존하는 인물(지킬 & 하이드)로 평가된다. 밝은 쪽이 커지면, 어둠은 감춰진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그랬고, 지금의 이재명 대표도 선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긍정과 부정의 에너지가 초특급 슈퍼 울트라 다이내믹 파워급인 것도 엇비슷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권을 거머쥔 것처럼, 운명의 시계추가 3년 후 이재명 대표마저 대통령 자리를 허락할 지 5천175만여 명이 지켜보고 있다.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된 이재명 대표의 전과 4범 기록. 출처=경기도 선관위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된 이재명 대표의 전과 4범 기록. 출처=경기도 선관위

◆탈법·편법·불법 대마왕들의 국민적 인기

17년 전, 기자가 박근혜 캠프 출입기자였던 당시 한나라당 대선 당내 경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양강 구도(친이와 친박)로 신경전이 치열했던 그 때, 박근혜 후보는 캠프 사무실에서 친박 측근인사(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곽성문)로부터 이명박 후보가 '전과 14범'임을 보고받고, "어떻게 이런 분이 대통령이 될 수 있나?"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는 후문을 들었다.

실제 이명박 전 대통령은 강남에서만 15차례의 위장전입을 비롯해 각종 불법과 탈법의 의혹투성이(선거법 위반, BBK 주가조작, 다스의 실소유주 논란, 건강보험료 편법, 위장취업을 이용한 탈세 및 횡령 등)였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은 "경제대통령, 이명박"에 열광했고, "경제 살린다는데, 그 쯤이야!"라며, 집권여당 정동영 후보를 확실히 꺾을 수 있는 카드(530만여 표 차이로 승리)로 MB를 제17대 대통령으로 뽑았다.

이재명 대표의 과거 역시 MB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전과 4범(검사 사칭, 음주운전, 특수공무집행방해 공용물건손상, 선거법 위반)이다. 이에 더해 각종 지저분한 사생활 의혹(형수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쌍욕, 유명 여배우와의 음침한 스캔들 등)까지. 또, 현재 선거법 위반, 대장동 특혜 의혹, 위증교사 3건이 재판 진행중이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집권여당에 대승을 거두며, 과반이 훌쩍 넘는 제1야당(175석)의 당 대표로 '여의도 대통령'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다음 대선주자로도 가장 높은 지지를 얻고 있기 때문에 진보의 MB가 되지 말란 법도 상황이다.

제22대 총선 결과 이재명 대표가 이끄는 제1야당이 과반이 훌쩍 넘는 175석을 차지했다. 연합뉴스
제22대 총선 결과 이재명 대표가 이끄는 제1야당이 과반이 훌쩍 넘는 175석을 차지했다. 연합뉴스

◆"과거는 잊어달라!" 갈수록 커지는 선한 이재명

이명박 전 대통령이 완전히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서울특별시장에 당선되고 난 후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임 당시 청계천 복원, 대중교통 개편, 서울숲 조성 등 탁월한 업적으로 바탕으로 대권 도전을 위한 발판으로 여기기 시작했다.

현대건설 사장과 국회의원 당시의 MB와는 차원이 다른 유력 대권주자로 국민적 사랑을 받으며, 약점을 지울만큼의 강점을 부각시키는데 성공했다. 국민들은 이런 MB의 모습 속에서 '큰 그릇의 대통령감'이라 여기며,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

이재명 대표 역시 성남시장 시절과는 달리 대권을 꿈꾸기 시작한 경기도지사 때부터 인생에서 긍정의 영역이 커지기 시작했다. 타고난 추진력을 바탕으로 기본소득 정책으로 단연 더불어민주당의 대권후보 반열에 올랐으며, 2년 전 '별의 순간'(대통령 당선)에 다가섰지만 윤석열 대통령에게 0.73% 격차로 석패했다. 이후 정치적 시련의 시기를 겪으며, 지방선거 참패라는 성적표까지 받아야 했다.

한 유명 역술가는 2년여 전, 유튜브 채널 TV매일신문 생방송 '관풍루'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를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별명 '인동초'에 빗대, '악(惡)의 인동초'라 명명했다. 그 별명대로 이재명 대표는 이번 총선을 통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친명(親明, 친이재명) 일색으로 공천해, 수도권(서울·인천·경기)에서 거의 싹쓸이하다시피 파란색 물결로 도배했다.

그토록 원했던, 여야 영수회담도 성사됐다. 기상도로 보면, 정치 영역에서는 '아주 맑음'으로 청신호가 켜졌다. 하지만 사법 영역에서는 여전히 '흐림'이다. 자칫 피선거권이 박탈될 위험마저 도사리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MB처럼 최고의 권좌에 올라, '좌우 도플갱어'를 완성할 지 지켜보는 재미(과연 어떻게 돌파할 지)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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