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사 안 되니 빚더미 올랐다…'상환 한계' 자영업자 대출액 31조원 돌파

대출 최근 4년새 51% 폭증
고금리·고물가, 식자재값 급등으로 경영난…“앞으로 더 걱정”
대구지역 소상공인 업황 전망 8.3p↓

대구 북구 칠성시장 중고 주방 가구점 거리에서 상인들이 줄지어 쌓여 있는 주방 기구들을 정리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대구 북구 칠성시장 중고 주방 가구점 거리에서 상인들이 줄지어 쌓여 있는 주방 기구들을 정리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자영업자 대출 현황. 연합뉴스
자영업자 대출 현황. 연합뉴스

코로나 상황에서도 버텨왔던 소상공인들의 상황은 지난해 이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특히 대구 지역의 경우, 소상공인 종사자 수가 33만 5천여 명에 달하는 등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상황의 개선은 요원한 상태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발표한 '4월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BSI)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대구 지역 소상공인 체감 BSI는 65.3으로 3월(65.7)보다 0.4포인트(p) 낮았다. 같은 기간 전국 체감 BSI가 전월 대비 0.3p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대구 지역 소상공인이 느끼는 향후 전망도 어둡다. 대구의 4월 BSI 전망치 80.3보다 5월 전망치는 72.0으로 8.3p 낮았다.

전통시장도 대구는 암울하다. 전통시장에 대한 4월 전국 체감 BSI는 56.1로, 전월 대비 6.0p 상승했지만 대구 지역 전통시장의 4월 체감 BSI는 47.8로 전월(48.3)보다 0.6p 떨어졌다. 전국 지역별 전통시장 가운데 체감 BSI가 전월보다 떨어진 곳은 대구와 울산, 세종 세 곳 뿐이었다. 대구 지역 전통시장의 5월 전망치는 58.3으로 전월보다 무려 10p나 낮다. 경기가 쉽사리 나아질 것으로 예측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빚을 내면서 코로나 위기를 버텨왔던 소상공인들도 서서히 한계점에 도달하고 있다. 한 가게 사장은 "코로나 시기 정부 지원으로 낮은 금리에 대출을 받아 버텼지만 이제 금리도 다시 높아지면서 이자 부담만 더 늘어나고 있다"며 "식자재값부터 인건비, 임대료 관리비가 계속 오르고 있어 장사를 하는 것이 손해다"고 말했다.

실제 자영업자 대출은 늘고 있지만 부채 상환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대구은행을 포함한 6개 지방은행의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금액은 지난해 12월 말 46조5천368억원, 이 중 3개월 이상 연체가 발생한 고정이하여신은 2천211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방은행 개인사업자 대출금액은 전년 대비 3천256억원, 고정이하여신은 583억원 증가했다. 코로나19 국내 유행 전인 2019년 12월 말과 비교하면 대출금액은 4년 새 9조3천130억원, 고정이하여신은 106억원 늘어난 것이다.

전국적으로 상환에 한계를 드러낸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31조원을 돌파했다.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개인사업자 가계·사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335만9천590명의 가계·사업자 대출금액은 1천112조원으로 집계됐다.

결국 계속되는 고금리로 소상공인들이 한계에 직면, 문을 닫고 있다. 핀다의 빅데이터 상권분석 플랫폼 '오픈업'에 따르면 2023년 외식업체 81만 8천867개 중 17만 6천258개가 폐업하면서 21.52%의 폐업률을 기록했다.

핀다 관계자는 "코로나가 가장 극심했던 2020년 9만 6천530개 업체가 폐업한 것에 비해 약 82.6%가 증가했다. 그만큼 지금이 더 힘들다는 것"이라며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경영 부담이 커진 자영업자들이 폐업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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