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울대에서 'N번방' 터졌다, '피해자 최소 12명'…집단 성범죄

허위영상물 제작 유포 등 혐의로 서울대 출신 남성 구속기소

서울대학교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서울대학교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이라 불리는 서울대에서 집단 성범죄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여명의 피해자와 피의자 모두 서울대 출신으로, 가해자는 '텔레그램'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MBC에 따르면 허위영상물 제작 및 유포 등 혐의로 서울대 출신 남성 박모(40) 씨가 구속기소 됐다. 박 씨 외에도 관련 혐의로 2명이 체포됐는데 이들 또한 서울대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박 씨 등 공범들로 인해 피해를 호소하며 고소장을 접수한 여성은 모두 12명이다. 피해 여성들도 모두 서울대 출신으로 파악됐다.

피해 여성 중 한 명인 A씨는 2021년 7월 영화예매 정보를 얻기 위해 휴대폰에 텔레그램 앱을 설치했다. 그러나 다음날부터 텔레그램을 통해 수십장의 음란 사진과 동영상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사진과 영상 내에 인물은 A씨였다. A씨 얼굴이 다른 여성의 몸에 붙여지면서 음란행위를 한 모습이 담긴 것이다.

A씨는 "남성의 성기랑 제 사진을 그렇게 오버랩해서(겹쳐서) 한 그런 사진"이라고 설명했다. 음란물은 A씨의 이름과 나이와 함께 단체방에도 퍼졌다. 단체방 참가자들은 '이번 시즌 먹잇감'이라며 A씨를 성적으로 조롱하는 등 2차 가해를 하기도 했다.

A씨는 몇 달 후 같은 학과에 똑같은 피해자들이 추가로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가해자가 유포한 음란물들로 인한 피해 여성은 2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피해 여성들은 직접 가해자를 찾는 데 노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음란물 합성에 이용된 범죄 사진이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공통으로 저장된 연락처가 딱 1명으로 좁혀졌다.

A씨는 가해자로 추정되는 인물을 수사해달라고 경찰에 요청했지만 무혐의 처리됐고, 검찰에도 이의신청을 했지만 기각됐다.

마지막으로 A씨 등 피해자들은 법원을 찾아 해당 사건을 재판에 넘겨달라며 재정신청을 했다. 그 결과 법원은 사건을 재판에 넘기는 것이 타당하다며 수사 기관들의 판단을 뒤집었다. 재정신청 인용 확률이 통상 1%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던 것이다.

결국 올해 가해자에 대한 재판이 열렸고, 경찰도 재수사에 착수하면서 지난달 핵심 피의자 박 씨가 구속됐다.

한편 경찰은 박 씨와 관련 혐의로 체포된 2명 외에도 공범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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