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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이란 고농축 우라늄 증가…라이시 사후 협의도 중단"

이란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시설[이란 원자력청 제공]
이란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시설[이란 원자력청 제공]

이란이 최근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더욱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7일(현지시간)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최대 60%까지 농축한 이란 내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은 지난 11일 기준으로 142.1㎏라고 설명했다. 이는 IAEA가 지난 2월 보고서에서 제시한 비축량보다 20.6㎏ 증가한 수치다.

60% 농축 우라늄은 통상 추가 농축 과정을 거치면 2주 안에 핵폭탄 제조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이란의 전체 농축 우라늄 비축량은 6천201.3㎏으로, 직전 보고서 대비 675.8㎏ 증가한 것으로 IAEA는 파악했다.

이란은 2015년 체결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따라 202.8㎏의 저농축(3.67%) 우라늄만 보유할 수 있었다.

당시 합의는 이란이 핵무기 개발 노력을 중단하는 대가로 대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미국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폐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이후 이란은 우라늄 농도를 60%까지 높이는 한편 비축량도 늘려왔다. 고농축 우라늄 생산은 이란이 핵무기 제조 시도로 의심받는다.

이런 가운데 이란에서는 미신고 시설에서 비밀 핵 활동이 진행 중이라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핵합의를 되살리려면 이란 내 핵시설에 대한 IAEA의 투명한 사찰이 보장돼야 하는데, IAEA의 검증 요구에 이란은 소극적이었다.

지난 19일 헬기 추락 사고로 라이시 전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이란과 IAEA 간 실무 협상도 사실상 중단됐다고 IAEA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IAEA의 요청에 이란이 불응하면 자국의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 목적이라는 이란의 선언을 확인할 수 없다"며 "2022년 6월 IAEA의 핵시설 감시 카메라를 제거한 이란은 이후 장비 재설치 문제를 두고도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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