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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홍준표 책 '돼지 흥분제' 캡처해 "저질 정치 무뢰한, 퇴출시켜야 보수 품격 되찾는다"

유승민, 홍준표. 연합뉴스
유승민, 홍준표. 연합뉴스
유승민 전 국회의원 페이스북
유승민 전 국회의원 페이스북

최근 홍준표 대구시장과 온라인 설전 중인 유승민 전 국회의원이 11일 낮에도 공세를 이어나갔다.

홍준표 시장에 대해 "저질 정치 무뢰한"이라고 표현, "보수가 품격을 되찾고 국민의 신뢰를 되찾으려면 퇴출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14분쯤 페이스북에 2장의 사진을 첨부했는데, 홍준표 시장이 쓴 자서전 '나 돌아가고 싶다' 속 가장 유명한 챕터인 '돼지 흥분제 이야기'를 캡처한 사진이다.

함께 올린 글에서 유승민 의원은 "한국 정치를 후지게 만드는 원흉은 부패와 불법을 저지른 자들이다. 부패와 불법으로 진작 퇴출됐어야 할 자들이 뻔뻔하게 정치판에 남아 활개를 치고 있으니 우리 정치에 희망이 없는 거다. 보수에도 그런 자가 있다"라고 홍준표 시장을 가리켰다.

그는 "억대 검은돈 1심 유죄, 수억원 특활비를 사유화해서 마누라 챙겨주는 상남자,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 상실, 말바꾸기의 달인 카멜레홍, 시도 때도 없는 막말과 여성 비하, 자서전에 자랑스럽게 쓴 '돼지 발정제' 성폭력 모의, 권력 앞에 굽신거리는 비굴한 코박홍"이라고 홍준표 시장 관련 비판 키워드들을 나열했다.

이어 "수해로 시민들이 목숨을 잃는 상황에 골프 친 걸 잘했다고 우기고, 시장이란 자가 민생은 돌보지 않고 하루 종일 누군가를 헐뜯고 누군가에게 아부하는 페북질이나 하니 어이가 없다"고 홍준표 시장의 대구시장 재임 시기 일화들도 언급했다.

홍준표 시장은 지난해 이맘때쯤 '수해 골프'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홍준표 시장은 집중호우로 대구와 함께 일명 'TK'로 묶이는 인접 광역자치단체인 경북 예천군 등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던 지난해 7월 15일 오전 11시 20분쯤 대구 동구 팔공산 소재 팔공CC(팔공컨트리클럽)에서 골프를 쳤다. 당시 비가 내려 1시간여 만에 라운딩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국적인 수해 상황에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비판이 제기, 당으로부터 당원권 정지 10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이어진 페이스북 글에서 유승민 의원은 홍준표 시장을 향해 "정치를 지저분하게 만들고 정치의 수준을 깎아내리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고 규정, "벼랑 끝에 선 보수정치를 쇄신할 비전과 철학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글 말미에서 홍준표 시장을 두고 "그는 보수의 수치"라면서 "보수가 품격을 되찾고 국민의 신뢰를 되찾으려면 이런 저질 정치 무뢰한부터 퇴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이는 2시간 10분 전쯤이었던 이날 낮 12시 4분쯤 홍준표 시장이 페이스북에 "깜도 아닌게 날 음해한게 어제 오늘 일이냐? 어차피 나는 나머지 정치 역정에 배신자들과는 같이 가지 않는다"라고 한 것에 대한 반응으로 해석된다.

홍준표 시장은 자신의 한나라당 원내대표 시기를 두고 제기된 '특수활동비 의혹' 등을 최근 유승민 전 의원이 다시 거론하고 있는 것과 관련, "이미 해명이 다 된 거짓 기사를 영상에 올려본들 흔들릴 내가 아니다. 그런 음해와 모함의 세월을 모두 이겨내고 지금까지 살았다. 공직생활 40년 당당하게 살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번 배신한 자가 두번 배신 안할까? 나는 그런자들이 제일 싫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자서전
홍준표 자서전 '나 돌아가고 싶다' 책 표지. 매일신문DB

한편, 유승민 전 의원이 캡처 사진을 올린 홍준표 시장 책 속 돼지 흥분제 이야기는 역시 홍준표 시장과 온라인 설전을 벌이던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도 언급한 바 있다.

책 내용 전문은 이렇다.

돼지 흥분제 이야기

대학 1학년 때 고려대학교 앞 하숙집에서 일이다.

하숙집 룸메이트는 지방 명문 고등학교를 나온 S대 상과대학 1학년생이었는데, 이 친구는 그 지방 명문 여고를 나온, 같은 대학 가정학과에 다니는 여학생을 지독하게 짝사랑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여학생은 이 친구에게 마음을 주지 않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10월 유신이 나기 얼마 전, 그 친구는 무슨 결심이 섰는지 우리에게 물어왔다. 곧 가정학과와 인천 월미도에 야유회를 가는데, 이번에 꼭 그 여학생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어야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하숙집 동료들에게 흥분제를 구해 달라는 것이었다. 우리 하숙집 동료들은 궁리 끝에 흥분제를 구해 주기로 하였다.

드디어 결전의 날이 다가왔고, 비장한 심정으로 출정한 그는 밤늦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밤 12시가 돼 돌아온 그는, 오자마자 울고불고 난리였다. 얼굴은 할퀸 자욱으로 엉망이 돼 있었고, 와이셔츠는 갈기갈기 찢겨져 있었다. 사연을 들어보니 그 흥분제가 엉터리라는 것이었다.

월미도 야유회가 끝나고 그 여학생을 생맥주 집에 데려가 그 여학생 몰래 생맥주에 흥분제를 타고 먹이는데 성공, 쓰러진 여학생을 여관까지 데리고 갔지만, 막상 옷을 벗기려고 하니 깨어나서 할퀴고 물어뜯어 실패했다는 것이다. 만약 그 흥분제가 진짜였다면 실패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친구의 주장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럴 리가 없다. 그것은 시골에서 돼지 교배를 시킬 때 먹이는 흥분제인데, 사람에게도 듣는다고 하더라. 돼지를 교배시킬 때 쓰긴 하지만 사람도 흥분한다고 들었는데 안 듣던가?"

그래서 우리는 흥분제를 구해온 하숙집 동료로부터 "그 흥분제는 돼지 수컷에만 해당되는 것이지, 암퇘지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말을 나중에 듣게 되었다. 장난삼아 듣지도 않는 흥분제를 구해준 것이다. 그런데 그 친구는 술에 취해 쓰러진 것을 흥분제 작용으로 쓰러진 것으로 오해를 한 것이다. 그 친구는 그 후 그 여학생과 어떻게 되었는지 나는 모른다.

다시 돌아가면 절대 그런 일에 가담하지 않을 것이다. 장난삼아 한 일이지만, 그것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 검사가 된 후 비로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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