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신임 당대표가 23일 국민의힘의 지휘봉을 쥔 가운데 맞상대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의 질긴 '악연'이 새삼 주목된다.
현재 이재명 전 대표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사실상 연임이 확실시되고, 조 대표 또한 지난 20일 약 99% 지지율로 당 대표에 선출됐다. 나란히 원내 1·2·3당의 대표로 마주하게 됐지만, 이들의 과거 인연은 껄끄럽다고 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선 한 대표와 이 전 대표의 오랜 원한은 한 대표가 법무부 장관으로 있던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 대표는 이 전 대표를 향한 대장동·백현동 개발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 사법 리스크를 가장 앞장서 비판했다.
법무무장관 시절이던 지난해 9월에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야당 의원 반발 속에 이 전 대표 구속 필요성을 조목조목 역설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후 이 전 대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을 때는 "(그에게) 죄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검찰이 흔들림 없이 수사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한 대표와 조 대표의 오래된 악연도 만만찮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한동훈 대표는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으로,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조 대표 일가 비리 수사를 지휘한 바 있다.
조 대표는 검찰의 대대적 수사와 여론의 압박에 못 이겨 결국 취임 35일 만에 법무부 장관직을 사퇴했고, 지금도 '사법 리스크'에 발이 묶여있다.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은 조 대표는 상고심에서도 실형을 받으면 즉시 의원직을 잃어야 하는 처지다.
조국혁신당이 앞서 발의한 '한동훈 특검법'에 한 대표의 사설 댓글팀 운영 의혹을 추가해 재발의한 것 역시 한 대표 리더십에 상처를 내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세 사람의 얽히고설킨 악연은 이미 지난 4월 총선 무대에서 표면화됐다. 22대 총선을 석 달가량 앞두고 비대위원장으로 나선 한 대표는 이른바 '이조 심판론'을 총선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웠다.
이 전 대표와 조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전면에 띄운 전략이었지만, 결과적으로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참패했고 한 대표는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극심한 여소야대 상황임을 고려할 때 한 대표가 당분간 야당에 유화적 제스처를 보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에서 최근 전당대회 시즌과 맞물려 '윤석열·김건희 특검', '한동훈 특검' 추진 등 강경론이 득세한 상황이어서 잠깐의 화해 분위기 조성도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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