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찾은 세계적인 오페라 스타 안젤라 게오르기우가 공연 도중 앙코르곡을 부른 상대 배우와 지휘자에 불만을 제기하며 공연을 지연시키고 마지막 커튼콜 무대마저 오르지 않는 사태가 벌어졌다.
서울시오페라단은 이탈리아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의 서거 100주년을 기념해 지난 5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푸치니의 대표작 중 하나인 '토스카'를 공연했다. 여주인공 토스카 역에 세계적 소프라노인 게오르기우를 초청했고 그는 지난 5일과 8일 두 차례 무대에 올랐다.
문제는 8일 공연에서 터졌다. 이날 게오르기우는 테너 김재형이 3막에서 앙코르곡을 부르자 무대 한쪽에 모습을 드러내 제스처로 불만을 표시했다. 김재형은 '토스카'에서 가장 유명한 곡 중 하나인 '별은 빛나건만'을 마친 뒤 객석에서 환호와 박수가 끊이지 않자 앙코르곡을 부르고 있던 상황이었다.
게오르기우는 손짓으로 불만을 드러낸 데 그치지 않고 앙코르곡이 끝난 후 다음 연주가 시작되자 무대에 등장해 지휘자 지중배에게 음악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객석까지 들릴 만큼 큰 소리로 "이것은 리사이틀(독주회)이 아니고 오페라다. 나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하며 지중배와 김재형에게 항의했다.
이후 공연은 재개됐지만 흐름이 끊긴 탓에 관객들은 제대로 공연을 감상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연을 마친 게오르기우는 커튼콜이 시작되고 몇 분간 무대에 등장하지 않기도 했다.
얼마 뒤 그는 사무엘 윤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모습을 관객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관객들은 야유를 쏟아냈고, 일부는 "고 홈"(집으로 돌아가라)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결국 게오르기우는 관객들에게 인사도 하지 않고 퇴장했다.
이날 공연 뒤 SNS에는 "게오르기우가 관객들을 가르치려는 태도가 너무 오만하게 느껴졌다", "역대급 깽판이었다", "기분 제대로 망치고 집으로 돌아갔다" 등 불만 섞인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왔다.
다만 이번 상황에 대해 오페라 공연 중 성악가가 관객의 요구에 따라 종종 앙코르를 하지만, 여러명의 배우가 만들어가는 무대인 만큼 즉흥 앙코르는 적절치 않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세종문화회관은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내고 "세종문화회관 서울시오페라단은 안젤라 게오르규 측에 강력한 항의 표시와 함께 한국 관객에 대한 사과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92년 영국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와 1993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연이어 오페라 '라 보엠'의 미미 역을 맡아 화려하게 데뷔한 게오르기우는 세계에서 가장 화려하고 재능 있는 '오페라 슈퍼스타'로 불리는 성악가다.
2001년에는 브누아 자코 감독의 오페라 영화 '토스카'에 출연해 토스카 역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데뷔 30주년을 맞은 2022년에는 영국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토스카를 선보여 평단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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