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사상 최초로 우주유영에 성공한 미국의 억만장자가 "여기서 보면 세상이 정말 완벽해 보인다"라며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민간인이 우주유영에 성공하며 인류의 새 역사가 시작됐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미국 동부 시간으로 12일 오전 6시 12분(한국시간 오후 7시12분) 민간인 사상 최초의 우주유영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인류 역사상 미 항공우주국(NASA) 등 정부 기관에 소속된 전문 우주비행사가 아닌 민간인이 우주 유영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민간인 우주유영 임무인 '폴라리스 던(Polaris Dawn)'을 이끄는 '재러드 아이작먼'은 사전 준비 절차를 거친 뒤 오전 6시 50분 우주캡슐인 '드래건'의 문을 열고 우주로 몸을 내밀었다.
아이작먼은 스페이스X가 개발한 외부 활동(EVA) 전용 우주복을 입고 약 730km 고도에서 시속 2만5천∼2만6천㎞로 움직이는 우주선 위에 홀로 섰다. 한손은 구조물을 잡고 있었고, 다른 손은 자유롭게 움직였다. 특히 화면 맞은편에는 푸른 지구의 모습이 보였다.
아이작먼은 10분 정도 우주 공간에 체류한 뒤 선내로 돌아왔다. 그러면서 "집에 돌아가면 우리 모두 해야 할 일이 많지만, 여기서 보면 세상이 정말 완벽해 보인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서는 스페이스X 소속 엔지니어 '새라 길리스'가 10∼20분간 우주유영을 실시할 예정이다.
스페이스X는 이들의 우주유영 과정도 공개했다.
이들은 우주유영에 앞서 해치가 열리기 전 감압병을 막기 위해 혈액에서 질소를 제거하는 '사전 호흡(prebreathe)' 과정을 먼저 거쳤다고 설명했다. 이후 기내 압력을 우주와 맞추기 위해 서서히 낮췄고, 해치가 열리면서 우주유영이 시작됐다.
드래건에는 에어락이 없어 우주유영이 진행되는 두 시간 동안 우주인 4명은 모두 진공상태의 우주에 노출됐다. '아이작먼'과 '길리스'가 우주유영을 하는 동안 나머지 두 명은 우주선 안에서 공기와 전력 등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우주유영이 끝나고 해치가 닫히면 기내 압력이 재조정되고, 질소와 산소 수치도 원래대로 돌아오게 된다.
다만 의문점도 있다. 당초 우주 유영은 미 동부 시간을 기준으로 12일 오전 2시23분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스페이스X는 별다른 설명 없이 유영 시간을 한차례 미뤘다.
한편, 아이작먼 외에 퇴역 공군 조종사인 스콧 키드 포티와 스페이스X 소속 여성 엔지니어 길리스, 애나 메논 등 4명은 지난 10일 우주발사체 '팰컨9'에 실린 드래건 캡슐에 탑승해 우주로 날아올랐다.
이들은 우주 종간에서 36가지 연구와 실험을 수행하고 스타링크 위성을 통한 레이저 기반 통신도 시도한 뒤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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