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 재판장을 맡았던 김시철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최근 한 세미나에서 일반적으로 5천만원이 상한인 이혼 위자료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김 부장판사는 지난 6일 온라인으로 열린 '대법원 가족법연구회 세미나'에서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가 예외적으로 인용된 경우 상대방의 위자료 청구에 관한 헌법적·법률적 쟁점'을 주제로한 발제문을 발표했다.
김 부장판사는 "2023년 기준 이혼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청구 사건에서 액수가 5천만원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이는 1990년대 자동차 교통사고 손해배상 사건의 위자료 산정 기준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통사고 위자료 기준 금액은 2008년 8천만원, 2015년 1억원으로 1.25배 증가했지만, 이혼 위자료는 2006년 2천280만원에서 2014년 2천410만원으로 1.05배 상승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1991년 이후 수십 년 동안 그대로 유지된 통상적인 실무 관행은 과실에 의한 사고를 원인으로 하는 자동차 손해배상청구 등에서의 위자료 액수 산정기준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부장판사는 "교통사고가 과실에 의한 것이라면 (배우자의) 부정행위는 헌법이 보호하는 혼인의 순결과 일부일처제를 비롯한 상대방 배우자의 법익을 고의적으로 침해한 것"이라며 "'고의적인 유책행위'를 전제로 한다는 특성을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는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부장판사는 최 회장과 노 관장 이혼 항소심 재판에서 위자료 산정에 대해 "두 사람의 혼인 기간, 파탄에 이르게 된 경위, 재산 상태와 경제 규모 등을 참작했고 이를 판결문에 구체적으로 기재했다"고 밝혔다.
이어 "위자료 액수는 법원의 재량이며, 양측 사정을 종합적으로 참작하면 통상적인 실무 관행을 벗어나는 위자료를 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5월 30일 서울고법 가사2부(재판장 김시철)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천808억1천7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지난 2022년 12월 1심 재판부가 산정한 위자료 1억원, 재산분할금 665억원보다 20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재판부는 "혼인 관계가 해소되지 않았는데도 2019년 2월부터 신용카드를 정지시키고 1심 판결 이후에는 현금 생활비 지원도 중단했다"며 "1심과 같이 혼인 생활 파탄의 원인을 제공한 배우자는 최 회장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또한 "부정행위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일부일처제를 전혀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최 회장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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