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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김교영] '입진보'와 '입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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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영 논설위원
김교영 논설위원

'입'이란 단어가 접두사로 쓰일 때가 있다. 이 경우엔 '입만 살아 있다' '입으로만 떠든다'는 뜻을 갖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입진보'다. 입진보는 말로는 진보와 개혁을 외치면서, 실천하지 않거나 기득권(旣得權)을 누리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입진보는 2010년대 초 인터넷 커뮤니티의 정치 토론에 처음 등장했다. 진보 논객(論客) 진중권 교수가 입진보의 꼬리표를 달기도 했다. 진 교수가 이명박 정부를 공격하던 팟캐스트 '나꼼수'와 논쟁을 벌일 때, 나꼼수 지지자들이 그를 입진보라고 비판했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도 입진보의 반열(班列)에 올랐다. 그는 강연과 SNS에서 공정과 정의를 강조하면서 청년 팬덤을 형성했다. 일각에선 그를 '강남좌파' '입진보'라고 비난했다. 현재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 등의 혐의로 교도소에 갇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우리는 원래 진보 정당이 아니다. 진보 정당은 정의당과 민주노동당 이런 쪽이 맡고 있는 데 아니냐"며 "민주당은 성장을 중시하는 중도(中道) 보수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또 "오히려 국민의힘이 극우 보수 또는 거의 범죄 정당이 돼 가고 있다"며 "건전한 보수, 합리적 보수의 역할도 우리 몫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가야 할 길은 실용"이라며 "진보라는 기본적인 가치를 버리지 않고 중점을 실용주의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어안이 벙벙하다. '보수'를 취하면서 '진보'도 버리지 않겠다니.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겠다는 건가. 민주당이 원래 진보 정당이 아니라니. 그럼 선거 때 진보 진영의 '맏형'이라며 군소 진보 정당들을 끌어안았던 것은 '보수·진보 연합'이었나.

민주당 지지자들은 당황스럽다. 당내 반발도 나온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하루아침에 중도·보수 정당이라고 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며 "민주당이 진보적 영역을 담당해 왔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진의(眞意)는 시간이 지나면 드러날 것이다. 그는 최근 '실용' '성장'을 외쳤지만, 행동은 반대였다. 반도체 산업의 주 52시간 예외 적용을 수용할 듯했다가 돌아섰다. '기본사회' '민생지원금'을 고집하지 않겠다더니 번복했다. 이 대표의 발언은 '입보수'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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