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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진우] 초고령 사회, 불은 예의를 지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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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북부소방서장

이진우 대구북부소방서장
이진우 대구북부소방서장

우리나라는 지난해말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대구 북구 또한 이 같은 인구 구조 변화 속에 있다. 노인복지시설과 요양병원의 안전 문제가 지역사회 전체의 중요한 과제로 자리매김한 이유다.

요양병원은 노약자들이 장시간 머무는 공간으로, 단 한 번의 사고도 결코 가볍게 생각할 수 없다. 특히 고령자는 신체 능력 저하와 인지력 감퇴로 화재나 재난 상황에서 대응이 어렵고, 대피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9~2023년 전체 화재 사망자 중 약 38%가 65세 이상 고령자로 드러났다. 특히 요양시설이나 복지시설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신속한 대피가 어려워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유비무환(有備無患)', 미리 준비하면 근심이 없다는 말처럼, 복지시설의 안전은 사전 예방과 철저한 대비에 달려 있다. 더욱이 화재 원인의 절반 가까이가 부주의로 인한 것이라는 점에서 평소의 습관과 실천이 곧 안전의 열쇠라고 할 수 있다.

대구북부소방서는 이러한 위험 요인을 예방하기 위해 지역 내 첨단 요양병원, 큰사랑 요양병원, 프라임 요양병원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단순한 형식에 그치지 않고, 재난 대응을 위한 실질적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요양병원 간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화재나 재난 발생 시 환자들을 임시로 대피·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침상이나 의약품 등 의료 자원과 인력을 긴급히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정기 간담회를 통해 안전 관리 정보를 공유하고, 각 기관의 현장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들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이 협약을 실제 작동하는 안전 체계로 이어나가려는 노력이다. 대구북부소방서는 이를 위해 합동 소방훈련과 맞춤형 안전 컨설팅을 꾸준히 추진하며, 협약 기관의 안전 관리 실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해 나가고 있다.

복지시설의 안전은 행정적인 조치만으로는 지켜낼 수 없으며, 현장의 준비와 지속적인 실천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기초 소방시설의 구비도 매우 중요하다. 화재 감지기와 소화기는 초기 화재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장비로, 모든 복지시설과 요양병원에 필수적으로 설치돼야 한다. 아울러 시설 종사자들은 사용법을 숙지하고, 주기적인 점검을 통해 항상 정상 작동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평소의 반복적인 훈련과 준비만이 실제 상황에서 생명을 지킬 수 있는 힘이 된다.

화재는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지만 그 피해를 줄이는 일은 평소의 준비에 달려 있다. '화마는 순간이고, 예방은 일상'이라는 말처럼 작은 관심과 실천이 큰 안전을 만든다. 복지시설 한 곳 한 곳이 지역사회의 방화선이 돼야 하며, 이러한 노력이 쌓여 더 안전한 북구, 나아가 안전 대한민국을 만든다.

앞으로도 대구북부소방서는 예방 중심의 소방행정과 복지시설과의 유기적 협력을 통해 초고령 사회에 대응하는 지역 맞춤형 안전망을 구축해 나갈 것이다. 이는 단순한 재난 대응을 넘어, 인간의 존엄과 삶의 질을 높이는 사회적 책무라 할 수 있다.

노인 안전은 사회의 품격이다. 고령자에 대한 배려와 준비는 결국 우리 모두의 내일을 위한 투자이며, 복지와 안전이 조화를 이루는 지역 사회를 위한 초석을 다지는 일이다. 주민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과 동참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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