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우리나라 가계 여유자금 216조원 '역대 최대'

한국은행, 10일 '지난해 자금순환' 잠정치 통계 발표
순자금 운용액 215조원, 2009년 편제 후 최대 기록

한국은행이 집값 오름세 확산에 따라 가계대출 증가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 27일 서울 시내 아파트 등 주거단지의 모습.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가 채택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 관련 설명회에서

지난해 증권, 펀드 운용액이 크게 늘어나면서 우리나라 가계 여윳돈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이 감소하면서 기업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줄어든 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와 비영리단체의 지난해 순자금 운용액은 215조5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60조5천억원)의 1.3배 늘어난 규모이자 지난 2009년 해당 통계를 편제한 이후 최대 기록이다.

순자금 운용액은 해당 기간 각 경제주체의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이다. 조달액을 고려하지 않은 지난해 가계의 자금운용 규모는 266조1천억원으로, 2023년(194조8천억원)보다 71조원 이상 불었다. 국내외 지분증권·투자펀드 운용액이 42조4천억원 증가했고, 채권과 보험·연금 준비금도 각 37조9천억원, 62조5천억원 늘었다.

가계가 작년 조달한 자금은 모두 50조6천억원으로, 전년(34조3천억원)보다 16조원 넘게 증가했다. 예금취급기관으로부터의 차입이 51조6천억원 급증한 영향이 컸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90.1%로 직전 분기 말(90.8%)보다 소폭 하락했다. 5분기 연속 하락이다.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 감소와 소득 증가 등의 영향으로 가계 여윳돈이 증가했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일반 주택 거래는 자금이 가계에서 가계로 이동하지만 신규 입주의 경우 가계 자금이 기업으로 옮겨진다.

지난해 비금융 법인기업의 순자금 조달 규모는 65조5천억원으로 2023년(109조4천억원)과 비교해 약 44조원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