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출향인을 만나다] 김좌열 한국지역난방공사 상임감사위원

"감사와 CEO는 공동의 경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동반자 관계"
취임 초기, 열요금 정산금 회계정책 변경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
우즈베키스탄 지역난방 현대화 사업 진행, K난방 수출 이끌어

김좌열 한국지역난방공사 상임감사위원은
김좌열 한국지역난방공사 상임감사위원은 "감사와 CEO는 공동의 경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이무성 객원기자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아파트·업무용 건물 등에 개별 열생산시설을 설치하는 대신, 열병합발전소 등 대규모 시설에서 열(온수)을 생산해 넓은 지역에 공급하는 도시 기반시설이다.

김좌열(66) 한국지역난방공사 상임감사위원은 2023년 취임했다. 경북 의성 출신인 그는 정치권을 비롯해 언론·학계·기업 등 다양한 분야의 경력과 전문성이 강점이다. 취임하자마자 공사의 재정 악화 문제를 해결하고자 국회·정부 부처와 긴밀하게 협력, 열요금 정산금에 대한 회계정책 변경을 이끌어내며 흑자 전환시키는데 성공했다.

김 감사는 아울러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우즈베키스탄 지역난방 현대화 사업 진출'(K난방 수출)을 이끌며 국익에도 큰 기여를 했다. 탁월한 리더십으로 감사원장 표창장, 국민권익위원회 상장 등 다수 수상을 헸다. 그는 "감사와 CEO는 공동의 경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동반자 관계"라며 자신만의 감사 철학을 강조했다.

-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어떤 기관인가요?

▶저희 공사는 집단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보급함으로써 에너지 절약과 국민 생활 편익을 증진하고자 설립된 공기업입니다. 1985년 설립돼 1992년에 공공법인으로, 2010년에는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됐습니다. 국가 예산에 의존하는 일반 공기업과 달리 자체적으로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시장형 공기업' 입니다.

1987년 여의도, 동부이촌동, 반포지역에서 처음 열공급을 시작한 이래, 현재는 대구지사 등 전국 19개 사업장에서 열병합발전소를 통해 생산된 열과 전기를 국민들에게 공급하고 있습니다. 지역난방 방식은 공동주택 세대에 개별 보일러가 필요없어 안전하고 비용이 효율적일 뿐 아니라 폐열과 신재생에너지도 활용할 수 있어 친환경적입니다.

2024년 말 기준 우리 공사는 3조5천70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약 188만호와 2천976개 건물에 열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본사, 19개 사업소에서 총 2천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 한난에 근무하시기 전 경력은?

▶'사람이 곧 자산'이라는 신념 아래 언론사 편집국장을 역임했고 다양한 분야에서 일해왔습니다. MB정부 당시 대통령실 홍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시작으로 특임장관실 1,2조정관, 대구대 교수 등을 역임했습니다.

청와대 재직 시절에는 '힘내라 대한민국 시리즈' 'FTA 체결 홍보' '4대강 사업' '경인 아라 뱃길' '서민을 따뜻하게 중산층을 두텁게' '좌측 통행을 우측 통행으로 전환' 등 정책 캠페인을 기획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통화스와프 추진을 건의했고, 당시 건설업체 부도 방지를 위한 패스트트랙 정책 등 실질적인 위기 대응에도 깊이 관여한 바 있습니다.

김좌열 한국지역난방공사 상임감사위원은
김좌열 한국지역난방공사 상임감사위원은 "감사와 CEO는 공동의 경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이무성 객원기자

- 공사의 재무건전성 악화 원인과 흑자 전환 계기는?

▶우리 공사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몇 가지 요인으로 인해 재무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 연료가격이 급등했지만 정부의 열요금 규제로 인해 요금 이상이 제한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습니다. 또 열요금 정산제가 있음에도 해당 정산금은 회계상으로 수익·비용으로 즉시 반영되지 않는 등 회계 처리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손익 왜곡이 지속됐습니다. 아울러 연료비 상승을 차입금으로 충당하면서 부채비율이 2023년 취임 당시 30%에 달해 재무 불균형 상태에 놓였습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2023년 열공급규정 개정과 함께 열요금 미수금의 회계처리기준을 정비했고, 한국회계기준원의 유권해석을 토대로 회계에 자산과 부채로 반영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했습니다. 이런 재무개선 노력을 통해 2023년에 현금흐름은 없었지만 1천994억원의 흑자로, 2024년에는 2천102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해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부채비율도 취임 당시 360%에서 2024년 말 268.6%로 대폭 낮추는데 성공했습니다.

- 위원님이 강조하는 '조직문화'란?

▶단순한 규율을 넘어 신뢰와 청렴, 소통을 기반으로 자율성과 책임이 공존하는 주인의식이 살아 숨쉬는 건강한 조직 분위기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청렴은 조직문화의 기본 토대입니다. 단지 부패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서로 믿고 존중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는 위기 대응력과 외부 신뢰로 이어집니다. 임직원이 주인의식을 갖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주인의식을 가질 때 청렴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내부통제는 억압이 아니라 예방 중심의 신뢰 메커니즘입니다. 인성, 감성, 주인의식을 갖도록 해 직원들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돕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김좌열 한국지역난방공사 상임감사위원은
김좌열 한국지역난방공사 상임감사위원은 "감사와 CEO는 공동의 경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이무성 객원기자

- 조직 내에서 감사의 순기능이라면?

▶감사는 CEO의 경영권, 감사의 독립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공동의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동반자 관계입니다. 따라서 CEO와 감사는 협력적 파트너로서 신뢰를 구축해야 합니다. 조직 내 감사를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발전 방향을 찾는 동반자로서 인식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문화입니다. 감사가 조직 내에서 순기능을 발휘하기 위한 중요한 역할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감사는 브레이크가 아닌 네비게이션 역할을 해야 합니다. 단순 감시자가 아닌 리스크를 조기에 포착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전략적 조언자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감사는 기관의 신뢰의 관문입니다. 조직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외부에 증명하는 핵심 역할을 합니다. 셋째 감사는 조직문화를 바꾸는 조력자입니다. 규정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약속으로 인식되도록 이끄는 것이 진정한 순기능입니다. 결론적으로 감사는 단속보다 동행, 의심보다는 신뢰, 통제보다는 설득과 변화를 이끄는 조직문화의 원동력입니다.

- K난방 성과를 소개해 주신다면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추진 중인 '우즈베키스탄 지역난방 현대화 사업'을 통해 K난방 시스템의 해외 진출 성과를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체결된 양국 간 협약에 따라, 노후 설비를 한국형 열병합발전소(CHP) 기반으로 전환하는 사업이 현지 정부의 긍정적 평가를 얻고 있습니다. 최근 우즈베키스탄에서 개최된 실무 협의회에서는 사업 실행력을 점검하고, 에너지 효율성과 재생에너지 활용 확대 등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공사는 이를 계기로 K난방의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우즈베키스탄 외 다른 신흥시장 진출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한난은 K난방 프로젝트 전담 TF 구성과 현지 인력 투입 등 전략적 지원을 통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의 위상을 더욱 강화할 계획입니다.

김좌열 한국지역난방공사 상임감사위원은
김좌열 한국지역난방공사 상임감사위원은 "감사와 CEO는 공동의 경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이무성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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