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제품 덕에 화를 피했다는 감사 인사에 깊은 보람을 느꼈습니다."
지난 3월 경북을 덮친 화마에 수많은 건축물이 막대한 피해를 입은 가운데, 소수의 건축물이 불을 견디고 온전한 형태로 남아 관심이 쏠린다. 경북 향토기업 대원엔비폴의 준불연 건축자재가 초대형 재난 속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 것이다.
권창창 대원엔비폴 대표는 안전한 건축문화를 선도한다는 일념으로 고품질의 자재를 개발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안전한 건축문화 선도
대원엔비폴은 건축자재로 널리 쓰이는 스티로폼 보드를 주력으로 양산하고 있다. 특히 2022년 건축자재 외벽 패널 부문에서 가장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실물화재시험 4종을 국내 최초로 통과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건축물의 안전 확보를 목적으로 화재에 취약한 건축자재의 사용 제한을 위해 방화문, 복합자재 등 주요 건축 자재에 대한 품질인증을 의무화했다. 또 이를 제조와 유통, 시공에 의무적으로 적용하는 제도인 복합자재 품질인증제를 시행했다.
선제적으로 내연성을 강화한 제품을 개발한 대원엔비폴은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권 대표는 "준불연 스티로폼 보드를 수년간 개발해왔고 때마침 관련 제도가 마련되면서 우리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연구개발(R&D)에 과감한 투자를 지속했고 당시 어려운 평가를 통과하며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산불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해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다만 우리 자재를 사용한 건축물은 주변 공장, 주택이 전소되는 환경 속에서도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건축자재의 품질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직접 회사를 찾아와 감사를 표하는 고객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화재사고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겠다는 정부 부처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결과이기도 하다"면서 "복구 과정에서도 품질을 인증받은 제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물론 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하루라도 빨리 복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우리도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칠전팔기 사업가의 재창업
권 대표는 일찍이 생업전선에 나서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왔다. 우연한 계기에 패널 공장을 인수하면서 한 우물을 파기 시작했다.
그는 "문 닫은 패널 공장을 직접 운영하게 되면서 창업을 했다. 제품 생산, 공급 모두 직접 발로 뛰며 하다 보니 일이 만만치 않았다. IMF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폐업에 이르게 됐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녹록지 않은 상황에도 권 대표는 다시 일어섰다. 제대로 된 제품을 개발해 승부를 보겠다는 확신이 있었다.
권 대표는 "쉬운 길이 있어도 결국 정도를 걸어야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면서 "품질을 고집하자는 굳은 마음이 있었다. R&D에 모든 걸 걸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멈추지 않고 투자를 하고 있다. 제품을 출고하기 전에 자체적으로 테스트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전국 곳곳에 생산 거점을 마련했으나 본사를 둔 경북을 기반으로 성장했다는 자부심도 남다르다. 그는 "물류비 절감을 위해 천안, 아산 등에 생산 라인을 두고 운영 중이다. 결국 원천 기술이 가장 중요하다. 경북의 향토기업으로 지역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직원들과 유대 관계도 성장의 동력이 됐다. 권 대표는 "현장 기술직들은 대부분 초창기부터 함께 고생한 분들이다. 정년이 지나고도 현장을 지키고 있어 든든하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직원들과 같이 더 높은 목표를 보며 걷고 있다"고 했다.
권 대표는 "화재가 발생하고 피해가 커지면 스티로폼 패널을 탓하는 경우가 많은데 더이상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대원엔비폴이 개척한 길이 곧 '정도'(正道·올바른 길)라고 믿고 앞으로 걸었다. 가짜가 아닌 진짜를 고집하는 게 우리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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